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로 인한 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가 11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복구율이 20%를 간신히 넘어섰다. 정부가 추석 연휴를 '복구 골든타임'으로 선포하고 총력 대응에 나섰지만, 복구 작업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완전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6일 새벽 0시 기준으로 화재로 중단된 전체 행정정보시스템 647개 가운데 20.8%인 135개의 복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복구된 시스템에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1등급 중요 업무 22개도 포함됐다. 이날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기부 플랫폼 '1365기부포털'이 추가로 복구됐으나, 현재는 공개된 정보 조회만 가능하고 로그인은 여전히 불가능한 반쪽짜리 정상화에 그쳤다.
지난달 26일 화재 발생 이후, 정부는 800여 명의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24시간 비상 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하지만 복구 과정은 순탄치 않다. 화재로 완전히 불타버린 96개 시스템은 대구센터로 이전해 서버를 재설치해야 하는 대규모 작업이 필요하고, 화재를 피했더라도 분진 피해를 입은 서버들은 정밀 세척과 테스트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피해가 적었던 시스템마저도 전소된 시스템과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어 단독으로 재가동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복구 속도를 더디게 하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면서 신속한 복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민 불편은 물론, 복구 작업에 투입된 공무원들의 과로 문제까지 불거지는 등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