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추석, 대통령 관저에서 명절을 보냈던 윤석열 전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씨가 올해는 각각 구치소에서 추석을 맞는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수감된 상태에서 맞이하는 명절로, 합동 차례나 특식 없이 평소와 같은 일과를 소화하게 된다.
지난 7월 재구속된 윤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지난 8월 구속된 김 씨는 서울남부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설에 이어 올해만 두 번째로 구치소에서 명절을 보내게 됐다. 지난해와는 너무나도 달라진 처지에, 김 씨는 앞서 변호인을 통해 "내가 다시 내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라며 참담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추석 당일인 오늘, 두 사람의 일상은 다른 수용자들과 마찬가지로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교정당국에 따르면 올해부터 예산 문제로 추석과 설 명절 특식 제공이 중단됐다. 대신 외부에서 기부받은 떡이나 과일 등이 제공될 예정이다. 두 사람 모두 식사 후에는 직접 식판을 닦아 반납하고 정해진 일과에 따라야 한다.
가족과의 만남도 극히 제한됐다. 이번 연휴 기간 중 '일반 접견'은 지난 4일 단 하루만 허용됐다. 이마저도 칸막이가 설치된 공간에서 10분 남짓의 짧은 만남만 가능했다. 특히 공휴일에는 변호인 접견도 전면 금지된다. 사실상 연휴 내내 외부와의 소통이 단절된 채, 각자의 독방에서 수사와 재판 준비에만 몰두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루 한 차례 허용되던 실외 운동 역시 연휴 기간에는 제한적으로만 가능하다. 윤 전 대통령은 7일, 김 씨는 8일에 각각 한 차례씩만 실외 운동이 허용될 예정이다.
최근 두 사람 모두 건강 악화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치소 내 의무과에서 기본적인 진료를 받는 것 외에 외부 진료는 엄격히 통제된다. 한때 국정 최고 책임자였던 전직 대통령 부부는 가장 외롭고 적막한 추석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