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양재웅 씨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발생한 30대 입원 환자 사망 사건을 수사해 온 경찰이, 병원장인 양 씨를 포함한 의료진 등 관계자 12명을 검찰에 넘겼다. 특히 환자의 치료를 직접 담당했던 주치의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등으로 이미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태로 송치돼, 의료 과실 여부를 둘러싼 파장이 커지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27일, 양 씨와 병원 의료진 등 총 12명을 사망 사고를 막지 못한 혐의 등으로 최근 수원지방검찰청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환자의 주치의였던 A씨는 환자 사망에 결정적인 과실을 제공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 등)가 중하다고 판단되어, 지난 10월 20일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A씨는 결국 구속 상태로 검찰의 추가 조사를 받게 됐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5월 27일, 다이어트 약물 중독 치료를 받기 위해 양 씨가 운영하는 정신건강의학과 병원에 입원했던 30대 여성이 입원 17일 만에 숨지면서 시작됐다. 피해 여성은 입원 치료 과정에서 상태가 악화되어 결국 사망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 직후 유족 측은 병원 측의 명백한 과실이 사망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양 씨를 포함한 병원 관계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유족 측은 고소장을 통해 "의료진이 입원 중인 환자의 손과 발을 침대에 묶는 등 강박 조치를 했으며, 이로 인해 환자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상태가 나빠진 환자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사실상 방치하여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병원 측의 관리 부실과 환자 방치 의혹을 강력하게 제기했다.
경찰은 유족의 고소에 따라 병원 압수수색 및 관련 의료 기록 분석, 관련자 소환 조사 등 약 1년 5개월간 강도 높은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환자에 대한 강박 조치와 이후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의료진의 적절한 처치가 미흡했던 정황을 상당 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환자의 사망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판단된 주치의 A씨를 구속하는 한편, 병원 운영 책임자인 양재웅 씨 역시 의료진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 등 병원 내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의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보고 함께 검찰에 송치했다. 양 씨는 방송 활동 등을 통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환자 사망 및 관리 소홀 의혹이 불거진 이번 사건은 향후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큰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