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중학생에게 음료수와 햄버거 등 음식을 사주며 환심을 산 뒤, 자신의 지인 집으로 유인해 성관계를 시도한 30대 외국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혀 구속 기로에 섰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미성년자인 B군을 상대로 간음을 시도한 파키스탄 국적의 30대 남성 A씨에 대해 간음목적 유인 혐의를 적용, 지난 2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의 범행은 지난 21일 밤 9시 30분경 인천 서구 일대에서 발생했다. A씨는 당시 혼자 있던 중학생 B군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해 음료수와 햄버거를 사주며 경계심을 허물었다. 이후 B군에게 "함께 갈 곳이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하며, 인근에 위치한 자신의 파키스탄인 친구의 집으로 B군을 데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친구 집이라는 폐쇄된 공간에 도착하자 A씨의 태도는 돌변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B군은 경찰 조사에서 A씨가 집 안에서 "신체 부위를 보여달라"고 요구했으며, 나아가 "성관계를 하자"며 노골적으로 간음을 시도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B군은 A씨의 이 같은 요구에 위협을 느끼고 현장을 벗어나 수사기관에 피해 사실을 알린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B군의 진술을 토대로 A씨의 신원을 특정하고 검거에 나섰다. 그러나 A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 진행된 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A씨는 B군에게 음식을 사주고 친구 집으로 데려간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성추행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성적인 목적의 유인이나 성관계 요구 사실이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에게 적용된 간음목적 유인 혐의는 형법상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에 해당한다. 특히 피해자가 19세 미만의 미성년자일 경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청소년성보호법)이 적용되어 더욱 무겁게 처벌될 수 있다.
경찰은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된 점, 피의자가 외국인 신분으로 도주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30일(내일) 오후 2시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찰은 A씨의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와 여죄 여부 등을 추가로 수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