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한국 경제는 직전 2분기 대비 1.2%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8월 한국은행이 제시했던 전망치 1.1%를 0.1%포인트 상회하는 수치이며,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1.7%를 기록했다. 고금리 기조와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민간 소비가 예상 밖의 회복세를 보이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견조하게 성장을 이끌면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3분기 성장은 내수 부문이 굳건히 버텨준 영향이 컸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의 반등이 두드러졌다. 민간소비는 승용차 신차 효과와 통신기기 교체 수요 등이 맞물리며 직전 분기 대비 1.3% 증가했다. 고물가 압력에도 불구하고 소비 심리가 일부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정부 소비 역시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 확대 등을 위주로 1.2% 늘어나며 성장에 기여했다. 내수 소비의 양대 축인 민간과 정부가 모두 1% 넘는 증가율을 보이며 경제의 하방 압력을 방어했다.
대외 거래 부문도 한국 경제의 성장을 견인했다. 3분기 수출은 1.5% 증가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의 호조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어났으며, 고부가가치 차종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 수출 역시 호조세를 지속했다. 수입은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계류와 장비, 자동차 등 자본재와 내구재 수입이 늘어난 데 기인한다. 수출이 수입보다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순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한편, 교역 조건의 변화를 반영한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3분기 중 0.7% 증가했다. 이는 실질 GDP 성장률(1.2%)보다는 낮은 수치로, 유가 상승 등 교역 조건이 일부 악화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2.2% 증가해 국민의 실질적인 소득 측면에서도 회복세가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3분기 한국 경제는 내수와 수출이 균형 있게 성장을 뒷받침하며 당초 예상을 웃도는 견실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