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 구조가 의미 있는 변화를 보였다. 미성년 자녀를 둔 기혼여성의 취업 비율, 이른바 워킹맘 비중이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반면, 결혼·출산·육아 등을 이유로 노동시장을 떠난 경력단절여성 비중은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여성의 일·가정 양립이 점차 확산되면서 노동시장 참여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이번 통계에서 15세부터 54세 사이의 기혼여성 가운데 18세 미만 자녀와 함께 사는 여성은 415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266만여 명이 취업 상태로 나타나 워킹맘 비율은 64.3%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1.9%포인트 상승한 것이며, 2016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다. 자녀가 한 명이든 두 명이든 고용률은 64.6%로 유사하게 나타나 자녀 수가 노동시장 참여에 미치는 상대적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자녀의 연령대에 따라 고용률은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만 6세 이하 자녀를 둔 워킹맘의 취업률은 57.7%로 가장 낮았고, 자녀가 초등학교 연령인 7~12세일 때는 66.1%로 상승했다. 중·고등학생에 해당하는 13~17세 자녀를 둔 여성의 취업률은 70.4%로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차이는 부모 돌봄 수요가 높은 영유아기 자녀를 둔 여성에게 상대적으로 강한 육아 부담이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경력단절여성 비율은 14.9%로 조사돼 2014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결혼·임신·출산·육아로 인해 경제활동을 중단했던 여성들이 다시 노동시장으로 복귀하거나, 애초에 경력 단절 없이 일자리를 유지하는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국가데이터처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흐름과 더불어 돌봄·출산 정책 확대, 육아휴직 제도 안정화 등이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변화가 단순한 수치 상승을 넘어 노동시장 구조의 중장기적 전환 신호라고 보고 있다. 다만 미취학 자녀 양육기 여성의 고용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흐름이 지속되는 만큼, 공공보육 인프라 확충과 시간제·재택 기반의 탄력근무 확대가 여전히 핵심 과제로 지목된다. 여성의 경제활동이 확대되는 가운데 일·가정 양립 지원책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앞으로도 워킹맘 증가와 경력단절 감소 흐름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경우, 여성 노동력의 지속가능한 참여가 강화되면서 사회 전반의 생산성과 경제활동 기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