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9일) 저녁 전남 신안 앞바다에서 좌초된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의 사고 원인 조사가 본격화된 가운데, 해경이 당시 조타실에 있던 제1항해사와 조타수를 중과실 치상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특히 1항해사가 초기 진술을 번복하고 사고 당시 휴대전화로 뉴스를 보고 있었다고 진술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인적 과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목포해양경찰서에 따르면, 해경은 퀸제누비아2호가 좌초될 당시 조타실을 지키던 제1항해사와 인도네시아 국적 조타수를 긴급체포했다고 오늘(20일) 밝혔다.
제1항해사는 사고 직후 초기 경찰 조사에서 변침(항로 변경) 조작이 늦은 이유에 대해 "조작을 했는데 작동이 되지 않는다"며 기계 결함을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조사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하고 사고 당시 휴대전화로 뉴스를 보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이들이 사고 발생 당시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 부분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인지 확인하기 위해 항적과 휴대전화 사용 기록을 대조할 계획이다. 해경은 긴급체포한 1항해사와 조타수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사고 해상인 신안 족도 인근은 연안 여객선들의 항로가 빼곡한 협수로에 속해 위험성이 높아 통상 자동항법장치를 사용하지 않고 수동으로 전환해야 하는 구간이다. 해경은 제1항해사가 자동항법장치를 수동으로 전환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고 여객선은 당시 22노트의 빠른 속도로 항해 중이었으며, 족도까지 1,600m를 남겨둔 상황에서 좌초되기까지는 불과 2~3분밖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해경은 선원법상 협수로 등을 지날 때 조타실에 있어야 할 선장 역시 의무를 어긴 것으로 보고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해경은 선장에 대한 신병 처리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다.
해경은 오늘(20일) 낮 1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선급과 함께 사고 선박에 대한 합동 감식을 진행하여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