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호주오픈에서 압도적 경기력을 이어가며 시즌 10번째 우승과 함께 대회 상금 3만5,625달러(약 5,232만 원)를 향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번 대회는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슈퍼 500 등급으로 총상금 47만5,000달러 규모로 진행되며, 남녀 단식 우승자는 동일한 상금을 받는다. 안세영의 최근 경기 흐름과 체급 차이를 넘는 퍼포먼스가 겹치며 대회 중반부터 우승 후보로 사실상 독주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안세영은 16강전에서 세계랭킹 59위 둥추통을 상대로 21-7, 21-5의 스코어를 기록하며 단 33분 만에 승리를 확정했다. 경기 초반부터 코트 장악력이 완벽했고, 셔틀 흐름을 빼앗기지 않으면서 랠리 속도와 각도 조절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상대의 실수를 유도하는 전형적인 리듬 컨트롤 운영이 빛을 발했고, 단식 세계 정상급 선수로서의 안정성과 연속성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경기였다.
앞선 32강전에서도 안세영의 컨디션은 완벽했다. 뉴질랜드 셔나 리를 상대로 21-6, 21-6을 기록하며 역시 30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에 경기를 마무리했다. 두 경기 모두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 것은 단순한 전력 차이를 넘어 현 시점에서 안세영의 경기력이 시즌 최고조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부상 이슈가 있었던 시즌 초반과 비교하면 움직임의 반경, 클리어·드롭 변환 속도, 로테이션 대응 능력이 눈에 띄게 안정돼 있다는 평이 나온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안세영은 단일 시즌 10승을 달성하게 된다. 이는 지난해 세운 개인 최다승(9승)을 넘어서는 기록이며, 남녀 선수 전체를 통틀어 2019년 모모타 겐토의 단식 시즌 최다승 기록(11승)에 바짝 다가서는 성과다. 또한 12월 열리는 월드투어 파이널에서 정상에 오르면 단식 부문 시즌 최다승 타이까지 가능해, 남은 시즌 일정은 기록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게 확장된다.
호주오픈은 그 자체로 랭킹 포인트 확보가 중요한 대회이지만, 3만5,625달러의 우승 상금 역시 선수들에게 상당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세계랭킹 1위이자 시즌 최다승 경쟁 구도를 이끄는 선수에게 상금 규모가 특별히 결정적이진 않다는 평가도 있지만, 현재의 상승 곡선을 유지하는 데 있어 유리한 심리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회 후반부로 갈수록 상위 랭커들의 경기 밀도는 더욱 높아지고 주요 변수들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안세영은 최근 두 경기 모두에서 체력 소모가 적었고, 경기 운영에서도 자신만의 템포를 잃지 않았다. 기술적 완성도와 심리적 안정성이 동시에 유지된다는 점에서 우승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안세영이 이번 호주오픈에서 시즌 10관왕을 확정짓고 상금까지 챙기며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의 경기 집중력과 피로도 관리가 최종 결과를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