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와 경유의 평균 가격이 5주 연속으로 동반 상승하며 소비자들의 유류비 부담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는 최근 국제 유가가 지정학적 요인 변화로 소폭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적 특성상 당장의 소비 지출 압박은 지속되는 양상을 보인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인 오피넷의 자료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 대비 리터당 15.3원 상승한 1,745.0원을 기록했다.
지역별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유가가 가장 높은 지역인 서울은 1주일 사이 13.4원 오른 1,812.4원으로 집계되어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반면 가격이 가장 낮은 대구 역시 15.3원 상승한 1,721.8원을 기록하며 지역을 막론하고 가격 오름세가 뚜렷하게 관찰되었다. 특히 자동차용 경유의 상승 폭은 휘발유보다 더욱 커, 전주 대비 23.9원 상승한 1,660.4원을 기록하며 유류를 주력으로 사용하는 물류 산업 및 서민 경제에 미치는 부담이 가중되고 있음을 방증했다. 유류비는 물류 비용을 통해 최종 소비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속적인 상승은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유가 상승세와는 대조적으로, 같은 기간 국제 유가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지난주보다 배럴당 1.0달러 내린 63.2달러를 기록했으며, 국제 휘발유 가격은 0.9달러 하락한 77.3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8.7달러 급락한 87.4달러로 집계되었다. 국제 유가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종전 논의가 진전을 보이면서 글로벌 공급 차질 우려가 일부 완화된 점이 꼽힌다. 다만, 석유수출국기구와 비(非) 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현행 생산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유효하게 작용하며 가격 하락 폭을 제한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 유가의 변동 폭이 국내 주유소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데는 통상적으로 2주에서 3주의 시간 차이가 발생한다. 따라서 이번 주에 관찰된 국제 유가 하락세는 시차를 두고 다음 주부터 국내 휘발유 및 경유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국제 경유 가격의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만큼, 다음 주에는 경유 가격이 휘발유보다 먼저 하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다만, OPEC+의 향후 정책 방향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여전히 국제 유가의 주요 변수로 남아있어, 국내 유가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국제 정세 변화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