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의 김남국 디지털소통비서관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여당 원내 핵심 관계자와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가 공개된 직후 사의를 표명했으며, 대통령실은 이를 즉각 수리하였다. 이는 공직기강의 문제와 대통령 핵심 측근을 둘러싼 권력 사유화 의혹을 동시에 제기하며 정국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킨 사건으로 기록된다. 김 비서관의 갑작스러운 사퇴는 문자 공개 이틀 만에 이루어진 조치로, 사안의 중대성과 대통령실 내부의 위기감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이일 국회 본회의 도중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가 김 비서관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로 특정 인사의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회장 추천을 부탁하는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시작되었다. 문 수석부대표는 같은 대학 출신인 홍성범 전 본부장을 추천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 좀 해줘봐"라고 요청하였다. 이에 김 비서관은 "넵 형님, 제가 훈식이 형이랑 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장을 보냈고, 이 대화 내용이 고스란히 노출되며 사적 청탁 논란을 넘어 권력 실세의 개입 의혹으로 비화하였다. 여기서 언급된 훈식이 형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현지 누나는 김현지 제일부속실장으로 추정되며, 이들의 직함 대신 친근한 호칭이 사용되었다는 사실은 대통령실 내부 인사를 둘러싼 비선 실세 논란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대통령실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다음 날인 삼일 공직 기강 차원에서 김 비서관에게 엄중 경고 조치하였다고 밝혔으나, 이미 정치권과 여론의 비판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상태였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이를 "만사현지, 현지형통 공화국"이라는 조롱 섞인 표현으로 맹공하며, 김현지 제일부속실장이 대통령의 임명직이 아닌 민간 협회장 자리까지 좌우할 수 있는 상왕처럼 군림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였다. 특히, 김현지 실장은 이전부터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왔으며 국회 국정감사 출석 문제로도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기에, 이번 문자에 이름이 명시적으로 언급된 사실은 정쟁의 불씨를 더욱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
김 비서관이 청탁받은 자리인 KAMA 회장직은 표면적으로는 민간 협회장이나, 완성차 업계를 대표하는 단체의 수장으로서 정책 및 규제 대응 창구 역할을 수행하며 연봉이 삼억 원 안팎에 달한다.
또한 최근 십여 년간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료 출신들이 연이어 회장을 맡아오면서 관가와 정치권의 관심과 선호도가 매우 높은 자리로 인식되어 왔다. 문진석 의원의 청탁이 이러한 고위직을 둘러싼 대학 동문 기반의 사적 네트워크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은 현 정부의 공직 사회 기강 해이 논란을 넘어, 민간 영역의 인사까지 정치권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음을 시사하며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켰다. 김 비서관의 사의 표명과 수리는 당장의 인적 쇄신 조치로 해석될 수 있으나, 이번 사건으로 인해 불거진 대통령실 내부의 권력 구조와 공직 기강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은 이 사안을 공직 기강 문제로 매듭짓고자 하였으나, 야당은 이번 사태를 사적 청탁이자 직권 남용으로 규정하며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어 정치적 공방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