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극 체제 대응을 위한 지방 행정 체제의 근본적인 개편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2일 행정통합 추진을 공식 선언하면서, 이미 논의가 본궤도에 오른 대전·충남 지역과 함께 "지방 대통합"을 향한 치열한 주도권 경쟁이 시작되었다. 양 시·도는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하고 7월에 "광주·전남 초광역 특별자치도"를 출범시키겠다는 파격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합동 참배한 뒤 발표한 공동선언문에서 "광주·전남 대부흥의 새 역사를 열기 위해 양 시·도의 대통합을 즉각 추진한다"고 밝혔다. 통합의 핵심은 인구 320만 명, 지역내총생산(GRDP) 150조 원 규모의 거대 경제권을 형성하여 수도권에 대응하는 남부권 거점을 구축하는 데 있다. 특히 정부가 통합 지자체에 대해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과 고도의 자치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약속한 점이 이번 "초고속 통합" 결정의 촉매제가 되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전·충남에 이어 광주·전남까지 광역단체 통합이 속도를 내고 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극복하고 지역 주도 성장의 새 길을 열어야 한다는 데 국민의 뜻이 모이고 있다"고 평가하며, 중앙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시사했다. 대통령이 직접 통합 의지에 힘을 실어주면서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의 특별법 제정 지원도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광주·전남의 이 같은 행보는 먼저 통합 논의를 시작한 대전·충남 지역에 강력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 대전과 충남은 이미 "대한민국 경제과학수도"를 목표로 민관협의체를 가동하며 로드맵을 작성해왔으나, 광주·전남이 6월 지방선거 전 통합 단체장 선출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던지면서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행정통합 선점 효과에 따라 중앙정부로부터 이양받는 권한이나 특례의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두 지역 간의 "속도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6월 지방선거까지 남은 시간이 불과 5개월 남짓이라는 점은 적지 않은 과제다. 2월 중 특별법 국회 통과, 주민 의견 수렴, 선거구 획정 등 법적·행정적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기에는 일정이 매우 촉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통합 청사의 위치, 기관별 기능 배분 등 지역 간 이해관계가 얽힌 예민한 사안들을 단기간에 합의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실무 협의체의 내실 있는 운영이 필수적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광주·전남의 가세는 대한민국 행정 구역 개편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충청권과 호남권이 각각 메가시티 구축을 향한 경쟁적 통합에 나서면서, 지지부진하던 타 지자체들의 논의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한 "초광역 지방정부" 시대가 2026년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현실화될지 전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