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충청권 현역 국회의원들의 광역단체장 출마 선언이 이어지며 지역 정치권이 급격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대전 동구의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대전과 충남을 아우르는 통합시장 선거 출마를 공식화하며 신수도권 건설이라는 비전을 전면에 내세웠다. 장 의원은 당내에서 차출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강훈식 비서실장을 향해 당당하게 경쟁하자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보다 앞서 같은 당 조승래 의원도 40년에 달하는 풍부한 지방행정 경험을 자산으로 삼아 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이처럼 현재 충청권에서는 현직인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를 제외하면 주요 후보군 대부분이 현역 국회의원들로 채워지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충청권 초광역권 선거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 국회의원들이 출마를 통해 정치적 체급을 키우려는 전략적 선택을 내린 결과로 분석한다. 현행법상 국회의원은 현직을 유지한 상태로 당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이들의 적극적인 행보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다만 의원직 사퇴 시점에 따라 해당 지역구의 보궐 선거 실시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정당 내부의 고심은 깊어지는 모습이다.
현행 선거법에 따르면 지방선거일 전 30일인 4월 30일까지 의원직을 사퇴할 경우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보궐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그러나 사퇴 시점이 5월 4일 직전으로 늦춰질 경우 해당 지역의 보궐 선거는 내년 상반기로 이월된다. 출마 의사를 밝힌 장철민 의원은 통합 충청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역설하면서도, 당장의 의원직 사퇴에는 선을 그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소속 정당의 국회 의석수 유지와도 직결되는 문제여서 향후 당 차원의 후보 조율 과정에서 핵심적인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역 의원들의 집단적인 광역단체장 도전이 정치 신인들의 등장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인지도와 조직력에서 우위에 있는 현역 의원들이 선거판을 주도하면서 유권자들의 선택의 폭이 오히려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충청권에서 보궐 선거가 확정된 곳은 강훈식 비서실장의 지역구였던 아산을 한 곳에 불과하지만, 추가 출마자들의 사퇴 결정에 따라 보궐 선거 판이 전국 단위로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현역 의원들의 결단과 각 정당의 공천 전략이 이번 지방선거는 물론 이어지는 보궐 선거의 승패를 결정짓는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