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주가조작 근절 의지가 언론계로 향하고 있다.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이하 대응단)은 호재성 기사를 내보내기 전 주식을 매수해 시세차익을 챙긴 이른바 '선행매매' 혐의로 한국경제신문 본사를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당 수사 보도를 공유하며 "주가조작 패가망신"이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정부 출범 초기부터 강조해 온 자본시장 교란 행위에 대한 엄단 원칙을 재확인한 것이다. 특히 공신력을 바탕으로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언론사 기자가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발언은 처벌 수위가 낮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대응단은 한국경제신문 소속 기자 5명이 특정 기업의 호재성 정보를 미리 입수해 주식을 사들인 뒤, 기사가 보도되어 주가가 오르면 팔아치우는 방식으로 최소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대응단 출범 이후 직접 수사에 착수한 '3호 사건'이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범행 수법은 치밀했다. 혐의를 받는 기자들은 내부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회사 공용 PC 대신 개인 노트북을 사용해 기사를 송고하거나 정보를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본인이 직접 쓴 기사뿐만 아니라 사내 시스템에 저장된 다른 기자들의 미공개 기사 초안까지 열람해 투자 정보로 활용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러한 행위는 최근 수년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수백 개 종목에서 반복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취재에 따르면 대응단은 전날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경제신문 본사 편집국과 전산실을 중심으로 하드디스크와 내부 메신저 기록 등을 확보했다. 수사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관련 기자들을 소환해 미공개 정보 이용 과정에서의 공모 여부와 구체적인 수익 규모를 확정할 방침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즉각 사과했다. 6일 자 신문 1면에 게재된 입장문을 통해 "언론사 구성원이 불미스러운 혐의에 연루돼 참담한 심정"이라며 "독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리며 업무 방식을 전면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 내부에서는 이번 수사가 다른 경제 매체나 일간지 경제부로 확대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며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기사를 주가 부양의 도구로 삼는 행위는 시장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는 중대 범죄"라며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여죄를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수사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언론계 전반의 취재 윤리와 내부 통제 시스템 부재를 공론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당 이득의 정확한 규모와 공모 범위가 확인되는 대로 관련자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강제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