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역의사제 전형의 지원 자격인 중학교 소재지 요건을 대폭 강화하며 이른바 '의대용 지방 유학' 차단에 나섰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지역의사의 양성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지역의사양성법)」 시행령 제정안에 대한 재입법예고를 실시하고, 지역의사 선발 전형의 중학교 소재지 요건을 기존 '비수도권'에서 의대 소재지 인접 '광역권'으로 수정했다.
이번 수정안의 핵심은 지역의사로 선발되려면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중학교도 반드시 해당 의대가 위치한 광역권 내에서 졸업해야 한다는 점이다. 당초 입법예고안에서는 고등학교만 의대 소재 광역권에서 나오면 중학교는 비수도권 어디든 상관없었으나, 이제는 중·고교 6년 전체를 동일 광역권에서 보내야만 지원 자격이 주어진다.
예를 들어 대전·충남권 의대의 지역의사 전형에 지원하려는 수험생은 고등학교는 물론 중학교도 대전·세종·충남·충북 지역에서 나와야 한다. 강원도에서 중학교를 졸업한 뒤 충청권 고등학교로 진학한 경우, 비수도권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지역의사제 전형에는 응시할 수 없게 된다.
정부는 중학교 요건의 적용 시점도 당초 2033학년도에서 2027학년도 대입으로 6년이나 앞당겼다. 이에 따라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르는 내년도 입시부터 강화된 기준이 즉시 적용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장기 정주형 지역의사를 양성하려는 법 취지에 비해 기존 요건이 완화되어 있다는 지적을 반영했다"며 "중학생 시기에 잠시 지역으로 내려오는 편법 지원 부작용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시행령에는 지역의사 전형의 최소 선발 비율도 명시됐다. 서울을 제외한 전국 32개 의과대학은 전체 정원의 최소 10% 이상을 지역의사 전형으로 선발해야 한다. 2027학년도 비서울 의대 정원 증원분과 지역 의료 여건 등을 고려해 하한선을 설정한 것으로, 선발된 인원은 100% 해당 지역 중·고교 졸업자로 채워야 한다.
교육계와 시민단체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입시 전문가들은 부모의 직업 이동 등 불가피한 사유로 전학한 학생들에게 불합리한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지역에 오래 거주하며 성장한 학생이 의무 복무 후에도 지역에 남을 확률이 높은 만큼, 실질적인 지역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 필요한 인센티브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다음 달 6일까지 재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시행령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로 대입을 겨냥한 수도권 중학생들의 지방 이전 움직임이 위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강화된 자격 요건이 실제 지역 의료 인력 확충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