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6·3 재보궐선거 출마 여부 등 향후 행보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나는 대선까지 출마하려 했던 사람"이라며 재보선 출마 문제는 본질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되는 '원내 진입론'이나 특정 지역구 출마설에 대해 체급에 걸맞은 대권 행보를 우선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 전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 및 대구 방문 등 공개 행보 과정에서 차기 선거 출마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정치를 통해 좋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으며 끝까지 갈 것"이라며 "재보선 출마 여부나 자리에 연연하기보다는 국민을 위한 정치를 어떻게 구현할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복합적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에서 대구·부산 등 보수 텃밭 출마설이 도는 가운데, 당장 특정 지역구에 얽매이기보다 전국 단위의 영향력을 유지하며 대권 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국민의힘 제명 조치 이후 무소속 상태인 그가 '보수 재건'을 명분으로 독자적인 정치 공간을 창출하려는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장에서 지켜본 한 전 대표의 태도는 단호했다. 그는 취재진의 거듭된 출마지 관련 질문에 "정치공학적 계산보다는 국가적 상황이 더 엄중하다"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필요한 경우가 되어 나를 부른다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능성은 열어두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다.
당 내부 반응은 엇갈린다. 친한계 인사들은 "한 전 대표의 체급은 이미 재보선을 넘어섰다"며 대권 직행론에 힘을 싣는 반면, 당권파 측에서는 "당의 표를 잠식하는 행보는 좌시하지 않겠다"며 견제구를 던지고 있다. 임이자 의원 등 일부 중진들은 수도권 험지 출마가 아닌 영남권 출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기류를 내비치기도 했다.
한 전 대표의 이번 발언으로 6·3 재보선은 단순한 의석 확보 차원을 넘어 차기 대권 구도를 점치는 전초전 양상으로 흐르게 됐다. 무소속 상태인 그가 재보선에 전격 등판해 원내 교두보를 마련할지, 아니면 장외에서 세력을 결집하며 대선으로 직행할지를 두고 여권 내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결국 한 전 대표가 언급한 '좋은 정치'의 구체적 실체가 재보선 국면에서 어떤 방식으로 발현될지가 향후 보수 진영 재편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