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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재무로 시행자 선정" '건축왕' 남 씨 개발비리 2심서 유죄

이수민 기자 | 입력 26-03-22 10:13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대규모 전세사기를 저지른 이른바 '건축왕' 남 모 씨가 강원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 개발 사업 과정에서 저지른 비리 혐의로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1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은 재판부는 남 씨가 허위 자료를 제출해 사업 시행자 자격을 따냈다고 명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2부는 22일 경제자유구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남 씨는 자신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 망상1지구 개발사업 시행자로 선정되도록 주력 회사의 재무 상태를 부풀려 제출한 혐의로 지난 2022년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남 씨가 운영하거나 설립한 회사를 동원해 부정한 방법으로 사업 시행자 지정을 받아낸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청(동자청) 심사위원들이 제출된 허위 재무 정보가 진실이라는 전제하에 사업 제안서를 검토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재판 과정에서 남 씨 측은 서류상 과장이 있었을 뿐 기망의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허위 내용이 기재된 자료를 내지 않았다면 남 씨의 SPC가 시행자로 지정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사업 선정 과정의 인과관계를 분명히 했다. 다만 남 씨가 적극적으로 범행을 주도했다기보다 동자청 관계자들의 권유에 따라 가담한 점 등이 양형에 참작됐다.

남 씨는 과거 인천과 경기 일대에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2,700여 채를 보유하며 조직적인 전세사기를 벌여온 핵심 인물이다. 이미 2022년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보증금 68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해 1월 대법원에서 징역 15년을 확정받아 복역 중이다.

이번 개발 비리 판결 외에도 남 씨는 현재 수백억 원대 규모의 전세사기 혐의로 여러 건의 재판을 동시에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305억 원대, 83억 원대 등 총 400억 원이 넘는 추가 전세사기 사건들이 각급 법원에 계류된 상태다.

인천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는 이번 판결에 대해 "사기 행각으로 확보한 자금이 개발 사업 비리로까지 이어진 정황이 드러난 것"이라며 남은 재판에서도 엄중한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찰과 남 씨 양측이 상고할 경우 이번 사건의 최종 결론은 대법원에서 가려지게 된다. 전세사기로 이미 중형이 확정된 남 씨에게 개발 비리 혐의까지 더해지면서 법적 책임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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