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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개표소 앞 집회, 재선거 요구에서 강성 정치 구호로 확산

강동욱 기자 | 입력 26-06-10 09:46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서 이어지고 있는 집회의 성격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주말까지만 해도 재선거 요구와 참정권 침해 문제를 앞세운 시민들이 중심이었지만, 최근 들어 강성 정치 구호와 종교 집회 형식의 발언, 보수 유튜버 주도의 현장 분위기가 두드러지고 있다.

집회 양상은 지난 주말과 전날, 이날이 모두 달랐다. 주말에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진상 규명과 재선거 요구가 주된 구호였다. 일부 참가자들은 특정 정치 구호나 성조기 사용을 자제하자는 원칙을 공유하며, 선거 관리 부실 문제를 시민적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분위기가 바뀐 시점은 전날 새벽 이후로 전해졌다. 현장에서 물품을 나눠주며 사실상 운영을 돕던 자원봉사자 자리에 강성 참가자들이 들어오면서 집회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전날 저녁부터는 종교 부흥회 형태의 발언이 이어졌고, 계엄을 옹호하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도 등장했다.

보수 성향 유튜버가 차량 위에 올라 집회를 주도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강성 참가자 수가 늘어나면서 이에 동의하지 않는 시민들이 현장 분위기를 제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취재진에게 신원을 따지거나, 다른 의견을 내는 시민을 특정 단체와 연결해 적대 세력으로 몰아가는 장면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시민 참가자들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위축됐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 자체를 문제 삼으며 현장을 찾은 시민들 사이에서도 강성 정치 구호가 전면에 나서는 데 대한 부담이 감지됐다. 재선거 요구라는 공통된 문제 제기 위에 부정선거 주장과 강성 우파 구호가 겹치면서 집회의 성격이 복잡해진 것이다.

다만 현장 전체가 강성 구호로만 채워진 것은 아니다. 가족과 함께 현장을 찾은 시민들도 있었고, 정치 성향이 다른 청년 참가자들이 모여 토론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이들은 부정선거 구호를 두고 의견을 달리했지만, 참정권 침해 문제는 좌우의 문제가 아니며 더 많은 시민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잠실 개표소 앞 집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선거 관리 논란을 넘어 정치적 갈등의 장으로 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투표권 행사에 차질이 빚어진 데 대한 문제 제기가 중심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강성 정치 세력과 유튜버, 종교적 구호가 결합한 형태로 확산되고 있다.

향후 변수는 대학가 움직임이다. 6월 10일 민주항쟁을 상징하는 날을 맞아 전국 대학 총학생회 일부가 시국선언과 규탄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층과 시민사회 참여가 확대될 경우 현재의 집회 분위기가 다시 바뀔 가능성도 있다.

검찰과 경찰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경위를 규명하기 위해 합동수사본부를 꾸린 상태다.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잠실 개표소 앞 집회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참정권 침해를 따지는 문제 제기가 강성 정치 구호와 뒤섞인 상황에서, 현장의 주도권이 어디로 향할지가 다음 쟁점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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