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더라도 대부분의 형사사건은 현재와 같이 경찰 수사와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통해 처리할 수 있어 수사체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 직무대행은 20일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에서 논의 중인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해 경찰의 입장을 설명하며 "전체 사건의 약 89.1%는 이미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며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권만으로도 필요한 보완수사가 충분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면 국민 피해는 최소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이나 사회적 약자 대상 사건 등 신속성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안은 검찰과 경찰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방안을 법률이나 수사준칙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경찰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이행이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담당 수사팀이나 수사관서를 변경해 달라는 요구까지도 충분히 수용할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부실 수사와 유착 의혹이 제기된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장윤기 사건)에 대해서는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해당 사건을 검찰 보완수사권 유지 여부와 연결해서는 안 된다"며 "경찰의 자체적인 수사 혁신과 쇄신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법안 세부 내용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안에 포함된 '보완수사 1개월 내 처리' 규정은 현실적으로 충분한 수사가 어려울 수 있다며 처리 기한을 2개월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국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한 보완수사 요구 증가에 따른 경찰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검찰과 경찰이 상호 평가와 협의를 진행하는 제도적 장치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한편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찰의 직접적인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대신 보완수사 요구권을 중심으로 검·경 협력 체계를 재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백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