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을 하루 앞두고 전국 경찰 수사 지휘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직접 회의를 주재하는 가운데, 수사권 확대에 따른 조직 운영과 내부 통제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경찰청은 1일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 주재로 전국 수사지휘관 회의를 개최한다. 회의에는 전국 시·도경찰청 총경급 이상 수사부서장과 일선 경찰서장 등 650여 명이 참석한다.
전국 수사 지휘부 전체가 대면 방식으로 모이는 것은 2년여 만이다. 경찰청은 이번 회의를 통해 개정 형사사법체계의 원활한 시행을 준비하고, 수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경찰이 담당하는 고소·고발 사건 수사의 비중이 커진다. 수사 초기 단계뿐 아니라 사건 처리와 종결 과정에서 경찰의 판단이 국민 권리와 직접 연결되는 만큼, 수사 품질과 책임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김 직무대행은 회의에서 경찰 수사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앞서 경찰 수사에 대한 의문을 피하거나 변명하지 않겠다며, 경찰을 믿어도 되는지에 대한 국민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바 있다.
최근 경찰은 부실수사와 사건 종결 과정 등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면서 수사 역량과 내부 감독 체계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아왔다. 일부 사건에서 수사가 충분히 이뤄졌는지, 피해자와 고소인의 의견이 처리 과정에 제대로 반영됐는지를 두고 문제 제기가 나오기도 했다.
경찰청은 이에 대응해 사건 회피제도와 사건 문의 제한, 수사심사관 배치 등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했다. 수사 담당자와 이해관계가 있는 사건을 다른 경찰관에게 맡기고, 사건 처리 과정에 대한 내부 검토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새 제도가 일선 경찰서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지휘관의 역할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사건 배당과 수사 진행 상황 점검, 피해자 보호, 수사 기록 관리 등 현장 지휘부가 챙겨야 할 업무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경찰권에 대한 외부 통제 논의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국무총리실 산하 경찰개혁위원회 출범이 준비되는 등 경찰 수사권 확대에 맞춰 감찰과 제도 개선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수사권 확대가 조직의 권한만 늘리는 방향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사 종결 과정에서 외부 견제가 제한될 수 있는 만큼, 잘못된 판단을 바로잡을 수 있는 심사와 감찰 시스템을 실효성 있게 운영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수사지휘관 회의는 개정 형사소송법에 대한 경찰 지휘부의 대응 방향을 확인하는 자리이면서, 수사권 확대에 걸맞은 책임 체계를 마련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시행 이후 일선 수사 현장에서 새 제도와 내부 통제 장치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핵심 과제로 남았다.
이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