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9일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당 지도부의 단일화 압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이를 “불법·부당한 시도”이자 “반민주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무소속 후보 한덕수를 겨냥해 “당 지도부가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국민의힘 후보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불과하다”며 “이런 단일화에는 응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 후보는 “존경하는 국민의힘 의원 여러분, 사랑합니다”라며 웃는 얼굴로 인사한 뒤,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는 퍼포먼스로 분위기를 띄웠다. 그러나 곧바로 발언의 방향을 바꿔 당 지도부를 정면 비판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지난 3일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직후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의 만남을 회고하며 “당시 중앙선대위 구성을 요구하자, 지도부는 단일화를 먼저 하라며 5월 7일 정오까지 시간표를 제시했다”고 폭로했다. 김 후보는 “연휴 중에 저를 뽑고, 연휴 끝나자마자 단일화하라는 게 책임 있는 당직자의 말인가”라며 분개했다.
그는 또한 “무소속 후보가 입당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호 2번을 달고 국민의힘 자금과 인력으로 선거운동을 벌일 수 있도록 하려면 7일까지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논리였다”며 “이건 전적으로 무소속 후보를 위한 시나리오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후보는 “그렇다면 저를 포함해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은 무엇이냐”며 “이 시도는 당헌당규를 무시하고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단일화에 결코 응할 수 없다”고 거듭 못 박았다.
또한 김 후보는 “저는 책임지고 이기겠다. 김문수를 믿어달라”며 “당선 후 바로 선거 준비에 들어갔다면 지금의 지지율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끝으로 그는 “제가 승리하겠다. 함께 가자”고 외치며 단일화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번 김 후보의 발언은 국민의힘 내부의 단일화 갈등이 본격적인 충돌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향후 당내 정국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