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첫 통화를 갖고 한미 동맹 발전과 상호 관심사인 관세 협의의 조속한 합의를 위해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당선과 함께 취임한 지 이틀 만에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취임 후 첫 외국 정상과의 소통을 기록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20분간 통화했다.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축하했고, 이 대통령은 이에 사의를 표하며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 대변인은 "두 대통령은 서로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고, 앞으로 한미동맹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한미 간 주요 현안인 관세 협의에 대해서도 양측은 조속한 협상 타결을 추진한다는 기본 입장을 공유했다. 강 대변인은 "(두 대통령이) 양국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합의가 조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이를 위해 실무협상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오도록 독려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하고 7월 8일까지 이를 유예한 상태다. 만약 그 전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7월 9일부터 이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초청에 "한미가 특별한 동맹으로서 자주 만나 협의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양 정상은 다자회의 또는 양자방문 등을 계기로 가급적 이른 시일 내 만나기로 했다고 강 대변인은 덧붙였다. 오는 15~17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나 이달 말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두 정상이 처음으로 대면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20일 취임한 후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한국 대통령과의 통화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받았다. 지난 12·3 불법계엄 사태로 인한 대통령직 6개월간의 공백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한미 협력 기조를 맞춰가는 데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정상 외교 공백기 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 등으로 양국 간 긴장도가 높아진 측면도 있었다. 여기에 이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백악관 관계자가 이 대통령 당선을 두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메시지를 내면서 묘한 기류가 형성되기도 했다.
이번 첫 통화에서 두 정상이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협력 필요성을 거듭 언급하면서 향후 논의를 위한 대화의 기반은 형성하게 됐다. 다만, 취임 축하를 겸한 통화였던 만큼 구체적인 현안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추후 이어질 정상회담 등에서 각종 양국 현안을 두고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