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과 SSG 랜더스의 김광현이 마침내 맞대결을 벌인다. 20년 가까이 야구 팬들이 기다려온 이 세기의 매치업은 26일 대전에서 펼쳐진다.
이 특별한 맞대결은 김경문 한화 감독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김 감독이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류현진과 김광현은 팀의 '원투 펀치'로 맹활약했다. 류현진은 결승전, 김광현은 4강전 선발로 등판해 완벽에 가까운 투구로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김 감독은 26일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옛날 생각도 난다"며 웃음을 보였다. 그는 "08년 당시 두 친구 덕분에 여태까지 나도 감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잊을 수가 없다"고 말하며 두 선수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류현진과 김광현이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상급 선발 투수로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특히 높게 평가했다. 김 감독은 "류현진 선수나 김광현 선수나 (KIA) 양현종 선수나 다 마찬가지다. 그 나이에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와서 던진다는 것 자체가 워낙 대단한 투수이기도 하지만, 몸 관리를 잘 하지 않고서는 그렇게 던질 수가 없다"며 "부상 없이 계속 더 던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나 승부는 냉정한 법. 김 감독은 개인적인 감정을 뒤로하고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우리 선수들이 더 분발해서 류현진 선수를 승리로 이끌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어 "그냥 똑같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매스컴은 이슈로 만들려고 하겠지만 (나는) 생각을 안 하려 한다"며, "어제 경기에서 우리 선수들이 좋은 면이 많이 나온 것도 잊어버리고, 오늘은 또 김광현 선수 공략을 잘 해야 하니까 그쪽에 집중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맞대결은 단순한 한 경기를 넘어 한국 야구의 역사를 함께 써 온 두 전설적인 투수의 자존심 대결이자, 오랜 팬들의 기다림에 보답하는 특별한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