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말 미국 증시의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가 상승 출발했다. 11일 오전 9시 5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0.71포인트(0.33%) 오른 3220.72를 기록하며 3220선에 안착했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 등 주요 기술주가 인공지능(AI) 시장 기대감에 힘입어 랠리를 펼친 것이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투자 심리를 불어넣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홀로 780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50억 원, 330억 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8.34원 오른 1413.30원에 거래되는 등 원화 약세가 심화되면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제한되는 양상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국 증시 훈풍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반도체 대형주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85% 오른 9만 5천 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SK하이닉스 역시 1.5% 이상 상승하며 20만 원 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인공지능(AI) 관련 소프트웨어 및 장비주들도 동반 강세를 나타내며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반면, 2차전지 관련주들은 다소 부진한 흐름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으며, 자동차 대표주인 현대차와 기아 역시 소폭의 조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의 상승에 따른 피로감과 환율 변동성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5포인트(0.40%) 상승한 812.52를 가리키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과 AI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520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글로벌 기술주 동향이 국내 증시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미국의 AI 관련주 강세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를 키우고 있다"면서도 "다만, 높아진 환율과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은 증시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