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비계가 수퍼푸드로 지정되었다'는 정보는 몇 년 전 해외 연구 결과를 일부 언론이 부정확하게 해석해 보도하면서 널리 퍼진 대표적인 오해다. 어떠한 공신력 있는 기관도 돼지비계를 '수퍼푸드'로 공식 지정한 바 없으며, 오히려 전문가들은 영양학적 사실을 균형 있게 살펴볼 것을 강조한다.
이 해프닝은 2018년 영국 BBC 등 외신이 한 연구 결과를 인용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연구는 100가지 식품을 대상으로 영양소 만족도 점수를 매겼는데, 돼지비계가 비타민 B군과 미네랄이 풍부하다는 이유로 8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특정 기준에 따른 순위일 뿐, 돼지비계가 다른 식품보다 월등히 뛰어나거나 건강을 위해 적극적으로 섭취해야 할 '수퍼푸드'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연구의 본래 취지와 맥락이 생략된 채 "BBC 선정 수퍼푸드 8위"라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와전되면서, 마치 돼지비계가 건강식품의 반열에 오른 것처럼 잘못 알려지게 된 것이다.
돼지비계를 영양학적으로 살펴보면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명확히 공존한다. 돼지비계는 햇빛을 통해 주로 생성되는 비타민D의 좋은 공급원 중 하나이며, 신경 기능에 필수적인 비타민 B12도 함유하고 있다. 또한 의외로 지방산 중 상당 부분은 올리브유에도 풍부한 단일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으로 구성되어 있어, 적정량 섭취 시 혈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돼지비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포화지방 함량이 높다는 것이다. 포화지방의 과다 섭취는 혈중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꼽히며, 칼로리가 매우 높아 비만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돼지비계는 '악마의 음식'도 '기적의 식품'도 아니다. 전문가들은 돼지비계를 굳이 피할 필요는 없지만, 건강을 위해 일부러 찾아 먹을 식품은 더더욱 아니라고 조언한다. 요리의 풍미를 위해 소량 사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포화지방의 위험성을 고려할 때 항상 '적정 섭취'가 중요하다. 수퍼푸드 열풍에 휩쓸려 특정 음식에 집착하기보다는 다양한 채소와 과일, 통곡물, 질 좋은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하는 균형 잡힌 식단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하고 지혜로운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