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방출 1순위로 거론되던 김민재(29, 바이에른 뮌헨)의 운명이 단 한 경기, 단 한 번의 플레이로 180도 뒤바뀌었다. 독일 현지 유력 매체가 바이에른 뮌헨이 김민재에 대한 매각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고 보도하면서, 세리에A 복귀를 추진하던 인터 밀란의 영입 계획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교체 투입된 경기에서 보여준 압도적인 플레이가 이적설 자체를 잠재운 극적인 반전이다.
독일의 저명한 축구 전문지 '키커'는 24일(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은 더 이상 김민재의 이적을 고려하지 않는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제안이 오지 않는 한, 김민재는 올 시즌 뮌헨의 선수로 활약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탈리아의 인터 밀란이 뮌헨과 공식적인 협상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불과 이틀 만에 나온 보도로, 이적 시장의 기류가 완전히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뮌헨의 급작스러운 입장 변화는 지난 23일 열린 RB 라이프치히와의 2025-26시즌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서 김민재가 보여준 경이로운 활약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도 요나탄 타와 다요 우파메카노에 밀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김민재는 후반 23분 교체 투입되었다. 그리고 후반 33분, 모두를 놀라게 한 장면이 연출됐다. 김민재는 상대 패스를 차단한 뒤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약 50미터를 단독으로 질주하며 상대 선수 3명을 무력화시켰다. 이후 페널티 지역 근처에서 침착하게 해리 케인에게 패스를 연결, 완벽한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6-0 대승에 쐐기를 박았다.
이 플레이 하나가 방출 대상으로 분류됐던 그의 입지를 단숨에 바꿔놓았다. 뱅상 콤파니 신임 감독 체제에서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으며 높은 연봉이 부담으로 작용, 구단 수뇌부가 그의 매각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실제로 인터 밀란은 김민재 영입을 위해 뮌헨과 접촉하며 이적료와 연봉 협상에 나선 상태였다. 인터 밀란은 3000만 유로(약 420억 원) 미만의 이적료를 제시할 계획이었고, 뮌헨 역시 김민재의 고액 연봉(약 1600만 유로)을 덜어내기 위해 다소 낮은 이적료 제안을 수락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하지만 김민재는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모든 이적설을 스스로 잠재웠다. '철기둥'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압도적인 수비력은 물론, 공격수 못지않은 공격 전개 능력까지 선보이며 콤파니 감독과 뮌헨 보드진에게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이로써 세리에A 챔피언 출신 수비수를 영입해 최후방을 강화하려던 인터 밀란의 계획은 시작과 동시에 큰 암초를 만나게 됐다. 이적 시장 마감이 임박한 가운데, 김민재의 잔류가 유력해지면서 유럽 축구계의 관심이 다시 한번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