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무대에 진출한 손흥민(LAFC)이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LAFC 데뷔골을 터뜨리자, 그의 친정팀인 토트넘 홋스퍼 팬들 사이에서 때아닌 논쟁이 불붙었다. 손흥민의 녹슬지 않은 프리킥 실력을 확인한 팬들이 지난 10년간 팀의 프리킥을 전담했던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을 향한 원망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손흥민은 지난 24일(한국 시각) 열린 FC댈러스와의 2025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원정 경기에서 전반 6분, 페널티아크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그림 같은 오른발 감아차기로 연결해 상대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LAFC 이적 후 3경기 만에 터진 기념비적인 데뷔골이었다. MLS 사무국은 공식 SNS를 통해 "세계가 깜짝 놀랐다"고 전했으며, 팀 동료 은코시 타파리는 "마법 같았다. 그의 첫 세 경기는 루브르 박물관에 걸 만하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새로운 무대에서 터진 레전드의 득점 소식에 토트넘 팬들도 찬사를 보냈지만, 축하의 이면에는 깊은 아쉬움이 자리했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10년 넘게 활약하며 173골을 넣는 동안 기록한 프리킥 득점은 2021년 왓포드전에서의 단 한 골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이 아닌 다른 선수들이 프리킥을 처리했던 과거를 소환했다. 특히 팀의 주포이자 역대 최다 득점자였던 해리 케인이 10년 가까이 프리킥을 전담했지만, 그 역시 토트넘에서 기록한 프리킥 골은 단 한 개뿐이다. 팬들은 "손흥민이 명백히 최고의 프리킥 키커였음에도 우리는 케인이 10년간 프리킥을 독차지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이러한 아쉬움은 케인이 뮌헨으로 떠난 지난 시즌에도 이어졌다. 팬들은 "케인이 떠난 뒤에도 손흥민이 아닌 제임스 매디슨과 페드로 포로가 프리킥을 두고 다투는 모습을 봐야 했다"면서 손흥민에게 충분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구단의 선택에 의문을 제기했다.
결국 손흥민이 팀을 옮기자마자 자신의 가치를 프리킥으로 증명해 보이자, 토트넘 팬들의 오랜 아쉬움이 터져 나온 것이다. 한 선수의 성공적인 데뷔골이 친정팀 팬들에게는 축하와 함께 '만약 그때 손흥민이 계속 찼더라면'이라는 깊은 탄식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