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치킨이 가격 변동 없이 순살 메뉴의 중량을 대폭 줄이고 원재료 일부를 변경하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외식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11일부터 전국 가맹점에서 판매되는 순살치킨 14종의 양을 기존 700g에서 500g으로 약 28.6% 줄였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부담을 높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의 전형적인 사례로, 소비자들의 비판이 예상된다.
이번 중량 조정은 교촌치킨의 전체 순살 라인업에 적용된다. '간장순살', '레드순살'과 같은 기존 인기 메뉴 4종은 물론, 최근 출시된 '허니갈릭순살', '마라레드순살' 등 신메뉴 10종을 포함한 총 14개 메뉴가 해당된다. 치킨 한 마리 분량에서 200g이 줄어드는 것은 성인 기준 1인분이 사라지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크게 하락할 수 있는 변화다.
중량 축소와 더불어 원재료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존에 100% 닭다리살만을 고집했던 것과 달리, 앞으로는 닭가슴살을 혼합하여 사용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닭다리살은 닭가슴살보다 단가가 높고 선호도가 높아, 이번 원재료 변경은 양을 줄인 것과 더불어 이중으로 원가를 절감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이번 정책 변경에 대해 "가맹점주의 수익성 개선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가맹점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본사 차원의 조치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가격을 직접 인상하는 대신 양과 품질을 조정하는 방식을 택한 것은 결국 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