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연기력으로 매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을 선보이는 배우 박정민이 데뷔 15년 차를 맞아 자신의 연기 인생에 대한 솔직하고 깊은 성찰을 드러냈다. 최근 JTBC 뉴스룸에 출연한 그는 신작 영화 '얼굴'의 소개와 더불어, 세간에 알려진 '노력파' 이미지의 이면과 배우라는 직업이 주는 극과 극의 감정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박정민은 미스터리 장르의 신작 '얼굴'에서 40년 만에 백골 사체로 발견된 어머니의 비밀을 파헤치는 아들과, 눈이 보이지 않는 전각 장인이었던 젊은 시절 아버지의 모습을 동시에 연기하는 1인 2역에 도전했다. 그는 이번 역할을 위해 실제로 도장을 새기는 전각 기술을 배우는 등 또 한 번의 '메소드' 준비 과정을 거쳤다. 박정민은 "이런 기술을 연마하는 과정이 역할에 더 깊이 들어가는 데 도움을 준다"며, 과거 피아노 연주나 랩 작사 등에 직접 도전했던 것 역시 캐릭터를 완성하기 위한 자신만의 과정이었음을 밝혔다.
그는 연상호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것에 대해 "그분이 페르소나가 많다"고 재치있게 답하며, 연 감독과의 독특한 작업 방식에 대한 일화를 공개하기도 했다. 특히 자신을 '재능보다 노력'이라고 평가하며 "내가 가진 재능이 있다면 시키는 걸 잘하는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영화를 찍을 때는 나의 생각보다 감독의 생각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확신하기에 고집 없이 시키는 대로 잘한다"며 배우로서 작업에 임하는 철학을 밝혔다.
어느덧 데뷔 15년 차를 맞은 그는 10년 전 "욕심 부리지 않고 내 갈 길을 가겠다"고 했던 자신의 말을 회상하며 "사실 그때나 지금이나 욕심 덩어리였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당시의 다짐은 욕심 많던 자신을 다독이기 위한 말이었으며, 지금도 치밀어 오르는 욕심과 싸우며 연기하고 있음을 털어놓았다.
나아가 박정민은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가장 잘한 일이자 후회되는 일"이라는 한마디로 그 명암을 압축했다. 연기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배우가 되면서 연기 외에 '항상 올바른 사람이어야 한다'는 강박을 갖게 되는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의 기준을 스스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제는 앞만 보고 달리기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공들여 만든 좋은 작품을 관객에게 소개해 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며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기대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