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향한 순항을 준비하던 홍명보호의 계획에 예기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대표팀의 새로운 활력소로 떠오른 옌스 카스트로프의 소속팀인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가 감독을 전격 경질하면서, 그의 입지에도 불확실성이 드리워졌기 때문이다. 월드컵까지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해야 하는 선수 개인은 물론, 대표팀의 중원 구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묀헨글라트바흐 구단은 16일, 헤라르도 세오아네 감독의 경질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15일 열린 베르더 브레멘과의 리그 3라운드 홈 경기에서 0-4로 대패한 것이 결정타였다. 지난 시즌부터 이어진 성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자 결국 구단이 칼을 빼 든 것이다. 이로써 세오아네 감독은 약 2년간의 동행을 마무리하고 팀을 떠나게 됐다.
이번 감독 교체는 한국 축구계에 즉각적인 파장을 일으켰다. 주인공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의 혼혈 국가대표로 기록된 옌스 카스트로프다.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독일 연령별 대표팀을 거쳤으나, 최종적으로 태극마크를 선택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은 카스트로프는 지난 9월 A매치 2연전(미국, 멕시코)에서 왕성한 활동량과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선보이며 단숨에 대표팀의 핵심 자원으로 떠올랐다. 이대로라면 내년 월드컵 최종 명단 승선이 유력시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자신을 묀헨글라트바흐로 이끈 세오아네 감독이 떠나면서 그의 미래는 안갯속에 빠졌다. 카스트로프는 올 시즌을 앞두고 뉘른베르크를 떠나 묀헨글라트바흐에 합류했으나, 아직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 잡지는 못한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감독이 부임할 경우 선수단 전체가 원점에서 다시 경쟁해야 한다. 새 감독의 전술적 구상이나 선수 기용 스타일에 따라 카스트로프의 출전 기회가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축구계에서는 선수의 기량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소속팀에서의 꾸준한 출전을 꼽는다. 만약 카스트로프가 새 감독 체제에서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실전 감각 저하는 불가피하다. 이는 곧 대표팀의 경기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홍명보 감독 역시 월드컵을 1년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서 핵심 선수의 소속팀 불안은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에딘 테르지치 전 도르트문트 감독, 펠레그리노 마타라초 호펜하임 감독, 마르틴 데미첼리스 리버 플레이트 감독 등이 후임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과연 누가 묀헨글라트바흐의 지휘봉을 잡을지, 그리고 그 선택이 카스트로프와 홍명보호의 월드컵 여정에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지 축구 팬들의 시선이 독일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