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시즌 KBO리그 통합 우승의 주역이자 리그 정상급 유격수로 우뚝 선 박찬호(30·KIA 타이거즈)가 생애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으면서 스토브리그의 문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공수 양면에서 완성형 선수로 거듭난 그의 가치가 과연 어느 정도의 평가를 받을지에 KBO리그 팬들과 구단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 지명이라는 비교적 낮은 순위로 프로에 입문한 박찬호는 꾸준함과 성실함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왔다. 특히 주전으로 도약한 2019년부터 올해까지 7시즌 연속 130경기 이상을 소화한 그의 '철강왕' 면모는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2023년에는 타율 0.301을 기록하며 데뷔 첫 3할 타율을 달성했고, 2024년에는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생애 첫 골든글러브와 2년 연속 KBO 수비상을 품에 안는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비록 팀 성적 하락과 함께 2025시즌 타율이 0.287로 소폭 하락했지만, 팀 내 부상자가 속출하는 와중에도 유격수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내구성과 안정감을 과시했다. 최근 4년간 그가 기록한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합계는 15.18로, 연평균 약 3.8승을 팀에 더 안겨준 리그 최상위권 내야수임을 입증했다.
FA A등급이 유력한 박찬호의 몸값은 최소 80억 원에서 시작해 경쟁 구도에 따라 100억 원을 훌쩍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FA 시장의 가치 평가 기준인 1WAR당 5~6억 원을 적용하면 약 75억에서 90억 원 사이의 가치로 평가되지만, 이는 최소 보장 금액에 가깝다. 내야의 사령관이자 수비의 핵심인 유격수 포지션의 희소성과 30세라는 젊은 나이는 그의 가치를 더욱 끌어올리는 요소다.
비교 대상으로는 리그 최고 유격수 오지환(LG)의 6년 124억 원 계약과 심우준(한화)의 4년 50억 원 계약이 거론된다. 박찬호는 공수 양면의 기여도 면에서 이들 사이에서 자신의 가치를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 시즌 유격수 포지션에서 약점을 보인 몇몇 구단들이 박찬호 영입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그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 원소속팀 KIA 타이거즈 역시 핵심 전력인 그를 반드시 잡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스토브리그는 '박찬호 쟁탈전'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