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마치고 돌아온 국내 증시가 개장과 동시에 사상 처음으로 3600선 고지를 밟으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긴 연휴 기간 동안 쌓인 투자심리가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슈퍼 사이클 기대감과 맞물리며 폭발적인 매수세로 이어진 결과다. 간밤 뉴욕 증시가 차익 실현 매물로 조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는 독자적인 동력으로 강하게 상승 출발하며 시장의 견고한 체력을 증명했다.
10일 오전 9시 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0.53포인트(1.14%) 상승한 3589.74를 기록했다. 지수는 이보다 앞선 개장 직후 전장보다 48.90포인트(1.38%) 급등한 3598.11로 출발해 단숨에 3600선을 넘어섰다.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일부 출회되며 상승분을 소폭 반납했으나, 3600선 안착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시장 전반에 팽배하다.
이날 역사적인 상승의 주역은 단연 반도체 업종과 외국인 투자자였다. 연휴 직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의 인공지능 기업 오픈AI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는 소식은 시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는 AI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장기적인 실적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확신을 심어주었고, 연휴 기간 내내 재평가된 기업 가치가 이날 매수세로 집중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수급 측면에서도 외국인의 강력한 "바이 코리아" 행보가 지수를 견인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연휴 전에도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조 단위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3500선 돌파를 이끈 바 있으며, 이날 개장 초반에도 대규모 매수 우위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해 온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과 원화 강세 기조가 맞물리면서 한국 증시의 재평가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 3600 시대의 개막을 기점으로 새로운 상승 추세가 형성될 수 있다는 낙관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다수의 증권사는 이미 하반기 기업 이익 개선과 정부의 정책 효과를 근거로 3600선 도달 가능성을 예측해왔다.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와 향후 발표될 국내외 경제 지표들이 시장의 지속적인 상승을 위한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