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나면서 내년 6월 1일 치러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향한 충북 정치권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명절 기간 동안 지역 민심을 확인한 예비주자들은 연휴 직후 곧바로 선거 채비에 나서며 사실상 출정식을 치르는 분위기다. 특히 충북도지사와 청주시장 선거는 도내 최대 격전지로 꼽히며, 여야 모두 치열한 후보 경쟁이 예상된다.
충북도지사 선거는 국민의힘 김영환 지사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여야 모두에서 강력한 도전자가 속속 등장하며 다자 구도로 흐르고 있다. 김 지사는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워 재선 의지를 밝히고 있으나, 각종 사법 리스크가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지사는 지난 6월 윤현우 충북체육회장으로부터 현금 500만원을 수수했다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관련 정황이 불리하게 전개되면서 향후 수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또한 김 지사는 지역 사업가와의 금전거래 의혹으로 공수처 수사 대상에 올랐으며,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여권 내부에서는 김 지사의 리스크를 의식한 경쟁 구도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국민의힘 조길형 충주시장은 이미 도지사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그동안의 행정 경험과 도정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충북 발전에 헌신하겠다”며 도전 의지를 드러냈다. 윤희근 전 경찰청장 역시 출마를 검토 중이며, 박경국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도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도정 교체를 목표로 유력 주자들이 잇달아 등판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된 신용한 서원대 객원교수는 도지사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지역 발전을 위한 구체적 해법을 고민하겠다”며 본격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충북을 위해 더 큰 책임을 질 시점이 왔다”며 사실상 출마를 선언했고, 임호선 국회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도종환 전 문화체육부 장관, 한범덕 전 청주시장 등도 민주당의 잠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청주시장 선거 역시 여야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국민의힘 이범석 시장은 재선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오송 참사와 관련해 중대시민재해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점이 가장 큰 변수다. 전국 최초로 관련 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단체장이라는 점에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재판 일정상 지방선거 이전에 1심 선고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며, 당내에서는 대체 후보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서승우 청주상당 당협위원장, 손인석 전 충북도 정무특보, 황영호 충북도의원, 김동원 청주흥덕 당협위원장 등이 잠재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당내 세력 구도에 따라 향후 경선 구도가 재편될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장섭 전 국회의원, 허창원 전 충북도의원, 박완희 청주시의원 등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며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청주는 충북의 심장이자 성장 엔진으로, 실질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도전 의사를 밝혔다. 허 전 도의원은 “시민이 체감하는 행정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유행열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김형근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이 민주당 후보군으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