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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거품 경고등…한국, 일본의 전철 밟나?”

박태민 기자 | 입력 25-10-17 11:44



서울의 주택 가격이 소득에 비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경고가 각종 지표를 통해 재확인되고 있다.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꼬박 25년을 모아야 서울에서 중간 가격대의 주택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주거 안정성에 대한 사회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는 세계 주요 도시들과 비교했을 때도 현저히 높은 수준으로, 주택 시장의 구조적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 Price to Income Ratio)은 가계의 주택 구매 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이 수치는 주택 가격을 가구의 연간 소득으로 나누어 계산하며, 수치가 높을수록 소득에 비해 주택 가격 부담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외 여러 기관의 조사 결과, 서울의 PIR은 세계적으로도 최상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 분석 업체 넘베오(Numbeo)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PIR은 25배에 육박한다. 이는 뉴욕(11배), 런던(14.8배), 파리(17.8배) 등 세계적인 대도시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즉, 동일한 소득 수준의 가구가 주택을 마련하는 데 있어 서울 시민이 뉴욕 시민보다 두 배 이상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의미다. 국내 기관의 분석도 크게 다르지 않다. KB국민은행의 통계에서는 서울의 PIR을 10배 중반으로 집계하고 있으나, 이는 조사 기관의 산정 기준과 표본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임을 보여준다. 조사 방식에 따라 수치에 일부 차이는 있지만, 서울의 주택 가격이 가계 소득으로 감당하기 벅찬 수준이라는 점은 모든 지표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PIR 10배를 주택 시장에 거품이 끼어있을 가능성이 높은 위험 수위로 판단한다. 유엔 해비타트가 권고하는 적정 PIR이 3배에서 5배 사이인 것을 고려하면, 현재 서울의 상황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다고 볼 수 있다. 높은 PIR은 단순히 내 집 마련의 꿈을 멀어지게 하는 것을 넘어 사회 전반에 걸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청년층은 자산 형성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좌절을 겪게 되고, 과도한 주거비 부담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내수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린다. 또한, 소득의 대부분을 주거 관련 대출 원리금 상환에 사용하게 되면서 가계 부채의 질을 악화시키고 금융 시스템 전체의 잠재적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부는 그동안 수차례 부동산 대책을 통해 시장 안정을 꾀했지만, 서울의 주택 가격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공급 확대, 세제 강화, 대출 규제 등 다양한 정책이 동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소득 증가 속도가 주택 가격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서울의 높은 PIR 문제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주택 공급 계획을 수립하고, 가계 소득을 실질적으로 증대시킬 수 있는 경제 정책을 병행하는 등 보다 근본적인 해법 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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