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아랍에미리트(UAE)를 시작으로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튀르키예를 7박 10일간 순방하는 아프리카 및 중동 지역 외교 일정에 돌입했다. 이번 순방은 이달 초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이후 불과 16일 만에 이뤄진 다자 외교 무대 복귀로, 한국의 외교 전략을 전통적인 우방국을 넘어 신흥 성장 지역으로 다변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특히 "국익 중심 실용주의" 기조 아래 경제 안보 및 신시장 개척 분야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첫 방문지인 UAE 아부다비로 출국하며, 국익 최우선의 실질적 외교 성과 창출을 이번 순방의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이번 순방의 하이라이트는 오는 22일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이다. 남아공 G20 정상회의는 사실상 올해 이 대통령의 마지막 다자 외교 무대가 될 전망이며, 주요 의제로는 글로벌 경제 안정화 방안, 개발도상국에 대한 기후변화 금융 지원 확대, 그리고 공급망 탄력성 강화 등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이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국제적 책임과 기여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특히 아프리카 지역과의 포괄적 협력 강화를 통해 대한민국의 외연을 확장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남아공이 아프리카 대륙의 핵심 경제국이라는 점에서 G20 참석 자체는 아프리카 대륙과의 관계 심화를 상징한다.
중동 지역의 핵심 전략 거점인 UAE와 이집트 방문은 에너지 안보 및 방산·인프라 분야의 실질적인 협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 UAE 아부다비는 한국의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인 파트너임과 동시에, 방위 산업 및 첨단 기술 분야에서 대규모 공동 투자 및 협력 잠재력을 가진 국가이다. 이집트 방문은 아프리카 대륙과 중동을 잇는 지정학적 요충지이자 수에즈 운하를 통한 글로벌 물류의 핵심 통로로서의 중요성을 고려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집트를 대상으로 철도, 방위 산업, 인프라 구축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모색하고, 아프리카 대륙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 순방지인 튀르키예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자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로서, 방위 산업 및 인프라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 수준을 격상하는 것이 주요 목표이다. 특히 한국산 K-9 자주포 등 주요 방산 품목의 수출 확대와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참여를 위한 실무적 논의가 집중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7박 10일간의 순방은 과거 외교적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신흥 시장을 공략하고, 각 국가가 가진 에너지, 방산, 인프라, 그리고 지정학적 가치를 국익 창출의 기회로 전환하려는 한국 정부의 "외교 다변화와 실용주의" 전략이 본격적으로 실행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