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와의 조건 만남을 미끼로 성인 남성을 유인한 뒤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돈을 갈취하는 이른바 '각목치기' 수법을 전문적으로 저지른 10대 청소년 집단 '각목팸' 13명이 경찰에 붙잡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조직적으로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하며, 10대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운 잔혹성과 대담성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이천경찰서의 단독 취재 결과, 이들 '각목팸'은 특정 모텔을 아지트로 삼아 범죄 소굴로 만들었다. 모텔 직원들은 10대들이 모여 술판을 벌이고 내부를 난장판으로 만들었으며, CCTV 화면을 피해 몸을 숨기거나 기어서 이동하는 등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였다고 증언했다.
이들의 범행 수법인 '각목치기'는 치밀하게 설계되었다. 앳된 외모의 10대 여학생을 이용해 조건 만남을 유도한 뒤, 성인 남성이 모텔 방에 들어와 방심하고 있는 사이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10대 남성들이 들이닥치는 방식이다. 이들이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에서는 여학생이 "남성이 씻고 있다", "빨리 와달라"고 신호를 보내자, 남성들이 "지금 문을 열라"고 지시하는 등 긴박한 범행 과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남성들은 유인당한 성인 남성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협박하여 금품을 갈취했다.
이들의 대화 내용에는 "3천만원을 뜯자", "6천만원을 뜯자"는 등 거액을 목표로 하는 대화가 오갔으며, 실제 이들은 올 6월부터 8월까지 단 두 달여 만에 9차례에 걸쳐 범행을 저질렀고, 뜯어낸 돈은 총 6천여만 원에 달한다. 특히 피해자 중 2명에게는 각각 2,500만 원, 2,600만 원이라는 거액을 갈취했으며, 돈을 마련하게 하기 위해 여러 카드사에서 단기 대출까지 받도록 강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경철 경기 이천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2팀장은 "나이 어린 청소년들인데 보통 15세, 16세"라며, "돈을 요구했을 때 주지 않으면 성인들을 폭행하고 협박하고 어른들 못지않은 (범죄 수법을 사용했다)"고 언급하며 10대들의 대담하고 잔혹한 범죄 행태를 지적했다.
경찰은 이들 '각목팸' 10대 13명을 검거했으며, 이 중에는 만 13세 안팎의 중학교 1학년 나이의 여학생도 포함되어 있어 충격을 더하고 있다. 뜯어낸 돈 중 약 2천만 원가량은 우두머리 청소년에게 상납되는 등 조직적인 위계질서까지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