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인사들이 연루된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금품수수 의혹을 전담 수사하는 경찰 특별전담수사팀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 등 전직 국회의원 3명을 정식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증거 확보를 위한 강제 수사에 곧 착수할 방침이다. 세 피의자 모두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으나, 경찰은 관련 진술과 증거를 토대로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 특별전담수사팀은 이번 수사에서 전재수 전 장관에게는 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했으며, 임종성 전 의원과 김규환 전 의원에게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여 입건했다. 뇌물수수 혐의는 금품의 대가성 여부를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며, 공소시효가 금액에 따라 최대 15년까지 적용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따라서 경찰은 이 대가성을 규명하는 데 수사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사의 주요 단서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진술에서 비롯되었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8월 이른바 "김건희 특검" 수사 과정에서 "국민의힘 외에도 민주당 소속 정치인에게도 지원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전재수 전 장관에게 2천만 원과 명품 시계 1개를, 임종성 전 의원과 김규환 전 의원에게는 각각 3천만 원씩을 전달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의 금품 수수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이 진술에 상당 부분 기반하고 있다.
다만, 현재 피의자로 입건된 세 사람은 모두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없다고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경찰 수사가 진실 공방의 중대한 기로에 놓일 전망이다. 한편, 윤 전 본부장이 함께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에 대해서는 경찰이 별도로 피의자 입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특검은 경찰로 사건을 이첩할 당시 이들의 금품 수수 관련 내용을 명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특별전담팀은 수사가 개시된 지 하루 만인 어제 오후 서울구치소를 직접 찾아 윤영호 전 본부장을 접견하고 심층 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특검 및 재판 과정에서 이루어졌던 윤 전 본부장의 기존 진술 내용을 재차 확인하는 작업을 거쳤다. 전담팀은 수사 기록과 윤 전 본부장의 구체적인 진술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조만간 압수수색 등을 포함한 강제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하여 물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아울러, 수사에 필요한 관련자들의 소환 및 조사 일정을 조율하는 등 광범위한 진실 규명 작업에 착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별도로, 경찰 전담팀은 국민의힘이 통일교 관련 의혹을 넉 달간 은폐했다며 민중기 특검과 수사팀을 고발한 사건 또한 넘겨받아 검토에 들어갔으며, 이 역시 수사의 한 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