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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원자재 공급망 병목 해소" 화학물질 수입·포장재 규제 한시 완화

박태민 기자 | 입력 26-04-03 10:39


정부가 중동 전쟁 여파로 발생한 주요 원자재 공급망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한시적인 규제 완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페인트 등 수급이 불안정한 화학물질과 식품 포장재 등에 대한 수입 및 심사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나프타 등 석유화학 원료의 수급 불안이 생활 소비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정부는 수급 우려가 큰 화학물질에 대해 수입 등록 절차 특례를 적용해 현행보다 수입 소요 기간을 크게 단축하기로 했다. 원료 확보 지연으로 인한 국내 산업계의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포장재 수급난에 직면한 식품과 의약품 업계를 위한 맞춤형 대책도 시행된다. 대체 포장재를 사용할 경우 기존의 표시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고, 패스트트랙을 도입해 대체 품목허가 심사 기간을 줄여주기로 했다. 구 부총리는 나프타 파생상품과 석유화학 제품 전반에 대해 수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추가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물류비용 상승에 따른 기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세제 혜택도 도입된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호르무즈 해협 등 기존 항로 대신 우회 항로를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추가 운임 상승분은 관세 과세가격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는 기업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부담하던 물류 할증료가 관세 부담으로 이어지는 이중고를 해소하기 위한 장치다.

공공 부문에서의 원자재 수요 조절책도 병행된다. 정부는 아스팔트 수급 조절을 위해 시급성이 낮은 도로 보수 공사는 일정 기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꼭 필요한 곳에 원자재가 우선 배분될 수 있도록 공공 수요를 관리해 민간 시장의 압박을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정부의 이번 발표는 공급망 위기가 실물 경제 전반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적 방어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제 유가 변동성과 중동 전황에 따라 원자재 가격 자체가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치솟을 경우, 절차 간소화만으로는 물가 하방 압력을 견디기에 역부족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규제 완화가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신속하게 집행되느냐가 공급망 안정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특히 수입 등록 특례나 포장재 심사 단축 과정에서 안전성 검증이 소홀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가 어떤 보완책을 내놓을지가 향후 쟁점이다. 원자재 수급난 장기화에 대비한 근본적인 공급망 다변화 전략 역시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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