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미한 교통사고 환자에게 장기 입원과 고가 검사를 권유하거나 실제 진료와 다른 항목으로 보험금을 청구했다는 한방병원 관계자의 증언이 나왔다. 자동차보험이 올해 상반기 6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 일부 의료기관의 과잉진료와 보험금 부당 청구 의혹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찰은 별도로 수백억원대 자동차보험 사기 혐의를 받는 자생한방병원을 수사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9일 자생한방병원과 자생의료재단 등 5곳을 압수수색해 처방기록 등을 확보했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등 4개 손해보험사는 자생한방병원이 교통사고 환자들에게 미리 대량 조제한 한약을 무분별하게 처방해 보험금을 편취했다는 취지로 고소했다. 보험사들이 제기한 피해 규모는 2021년 이후 82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생한방병원은 해당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방 의료기관의 자동차보험 진료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통계도 나왔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방병원의 환자 1인당 자동차보험 치료비는 108만원으로 양방병원 35만원의 3.1배였다. 보험업계는 장기 입원과 고가 MRI 검사, 상급병실료 편법 청구, 여러 치료를 묶은 이른바 세트 청구 등을 손해율 상승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전체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영업손실은 약 189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 적자는 2020년 이후 6년 만이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대형 손보사 4곳의 누적 손해율은 84.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정부는 이르면 오는 9월 경상환자가 사고 후 8주를 넘겨 치료받으려면 진료기록 등 관련 자료를 제출해 별도 심의를 받도록 하는 "8주 룰"을 도입할 계획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올해 자동차보험 적자가 8000억∼9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8주 룰이 보험금 누수를 줄일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정당한 장기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치료권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맞서고 있다. 제도 시행 전 객관적인 심의 기준과 이의제기 절차를 마련하고, 의료기관의 부당 청구 여부를 개별 진료기록에 따라 가려내는 관리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남은 과제다.
박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