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국제유가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석유 최고가격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나들면서 국내 기름값과 물가가 동반 상승하는 상황을 막겠다는 취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5일부터 4주간 적용되는 제8차 석유 최고가격을 휘발유 리터당 1784원, 경유 1773원, 실내등유 1380원으로 정했다. 지난달 27일 시행한 제7차 가격과 같은 수준이다. 정부는 국제유가와 환율, 국내 공급 상황 등을 점검해 필요할 경우 적용 기간 중에도 가격을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정유사가 주유소 등 대리점에 공급하는 석유제품의 최고 판매가격을 정부가 제한하는 제도다. 주유소의 최종 소비자 판매가격을 직접 제한하는 방식은 아니어서 유통비와 세금, 판매 마진 등에 따라 실제 주유소 가격은 최고가격보다 높게 형성될 수 있다.
정부가 최고가격제를 이어가는 것은 국제유가 상승이 국내 물가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지난 23일 기준 국내 주유소 평균 판매가격은 휘발유 리터당 1871원, 경유 1856원으로 집계됐다. 운송비와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서민 생활비와 산업계 부담도 더 커질 수 있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이 감소하면서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홍해 항로의 물류 차질까지 겹치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 선에 재진입했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도 오는 9월 30일까지 연장했다. 요소와 요소수에 대한 매점매석 금지 고시는 다음 달 31일까지 유지하고, 추석을 앞둔 9월에는 별도의 민생 물가 안정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다만 최고가격제가 장기화하면 정유사의 손실 보전과 공급 위축 가능성, 유통시장 왜곡 문제도 함께 살펴야 한다. 정부는 국제유가와 환율, 국내 재고와 수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면서 최고가격의 조정 여부와 제도 운영 기간을 결정할 방침이다.
백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