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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앞 집단폭행에 쓰러진 김창민 감독 끝내 사망…가해자들은 불구속 송치

이수경 기자 | 입력 26-04-01 19:35



발달 장애가 있는 아들과 식사하던 중 집단 폭행을 당해 뇌사 상태에 빠졌던 고(故) 김창민 감독 사건의 당시 영상이 공개됐다. 가해자들이 쓰러진 고인을 끌고 다니며 추가 폭행을 가하는 잔혹한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검찰과 법원의 잇따른 영장 반려 및 기각으로 가해자들은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게 됐다.

지난달 31일 공개된 사건 당시 영상에는 지난해 10월 20일 새벽 경기 구리시의 한 식당에서 벌어진 폭력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 속 김 감독은 가해자의 주먹에 얼굴을 맞고 바닥에 쓰러졌으나 가해자들은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이들은 의식을 잃고 쓰러진 김 감독의 몸을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추가 가해를 이어가는 등 현장의 참혹함을 더했다.

사건 당일 김 감독은 폭행 발생 약 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뇌사 판정을 받았다. 고인은 마지막 순간까지 장기 기증을 통해 4명의 생명을 구하고 서른아홉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유족들은 가해자들과 불과 10km 남짓 떨어진 곳에 거주하고 있다며 보복의 두려움과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는 사법기관의 소극적 대응이 논란을 빚고 있다. 경찰이 가해자 중 1명을 특정해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보완 수사를 이유로 이를 반려했다. 이후 재수사를 거쳐 피의자 1명을 추가 특정해 영장을 재신청했음에도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도주 우려가 없다"는 사유로 영장을 최종 기각했다.

결국 경찰은 가해자들을 구속하지 못한 채 불구속 상태로 지난주 검찰에 송치했다. 흉악한 폭행 영상이 대중에 공개되면서 온라인상에서는 가해자들에 대한 엄벌과 법원의 영장 기각 사유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족 측은 가해자들이 여전히 일상을 영위하고 있다는 사실에 깊은 절망감을 나타냈다.

1985년생인 김창민 감독은 2013년 영화 '용의자' 소품팀으로 경력을 시작해 '마약왕', '마녀' 등 흥행작에서 작화팀으로 활약한 역량 있는 창작자였다. '구의역 3번 출구' 등을 연출하며 감독으로서의 입지를 다져가던 젊은 예술가의 비극적인 죽음 앞에 영화계와 시민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장애 가족을 동반한 시민에 대한 무차별 폭력과 이에 대응하는 수사 기관의 문턱이 여전히 높다는 과제를 남겼다. 검찰로 넘겨진 가해자들이 기소 과정에서 응당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을지가 향후 재판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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