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3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기로 합의했다. 중동 전쟁 등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양국은 경제와 안보를 아우르는 전방위적 협력 강화에 뜻을 모았다. 특히 최근 긴장이 고조된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수송로 확보를 위해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공식화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프랑스를 140년 지기 친구라고 지칭하며, 두터운 우정을 바탕으로 양국 관계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고 선언했다. 이번 회담의 핵심 성과로는 2030년까지 양국 교역 규모 2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한 경제협력 로드맵이 제시됐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우주, 방산 등 첨단 과학기술과 미래 산업 분야에서의 공동 성장 방안도 구체화됐다.
안보 분야에서는 중동 사태 해결과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한 공조가 강조됐다. 이 대통령은 국제 물류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 내 안전한 해상 수송로 확보를 위해 프랑스와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 사안으로, 국제 해상 항로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양국의 실질적인 행동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적 교류 활성화를 위한 대책도 포함됐다. 양국 정상은 '인적 교류 100만 명 시대'를 열기 위해 문화 협력을 대폭 증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의 연결이 깊어질수록 국민의 삶이 풍요로워지고 미래 세대에게 더 많은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하며, 이번 관계 격상이 단순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정상회담 이후 발표된 공동언론발표문에는 기후 위기 대응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등 지구촌 공통 과제에 대한 연대 강화 내용도 담겼다. 프랑스는 유럽 내 핵심 우방국으로서 한국의 전략적 파트너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양국은 이번 합의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고위급 채널을 가동하고 분야별 세부 실행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이번 관계 격상은 한국 외교의 지평을 유럽으로 넓히고, 중동발 위기 상황에서 국제적 공조 체계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호르무즈 해협 협력 의지 표명이 향후 구체적인 군사적·물류적 지원으로 어떻게 구체화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정부는 프랑스와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후속 조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