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수석최고위원이 중앙윤리위원회의 한동훈 전 대표 제명 결정과 관련하여, 재심의 기간이 종료될 때까지 최고위원회 차원의 최종 의결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는 윤리위의 초강수 결정 이후 당 내부에서 제기되는 절차적 정당성 논란과 지지층의 반발을 의식하여 당 지도부가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장 수석최고위원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의 결정은 당의 기강을 세우기 위한 독립적인 판단이지만, 최종 확정까지는 당헌·당규에 정해진 재심 절차가 남아 있다"며 "당사자인 한 전 대표가 재심을 청구할 권리가 보장된 만큼, 이 기간 내에 최고위원회가 서둘러 의결을 강행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윤리위 징계 결정에 불복할 경우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앞서 중앙윤리위원회는 이른바 "당원게시판 사태"를 명백한 해당 행위로 규정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결정한 바 있다. 윤리위는 게시글의 조직적 경향성과 가족 연루 의혹 등을 근거로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책임을 물었으나,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명확한 물증 없는 추측성 징계"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당무감사 결과가 완전히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최고 수위의 징계가 내려진 점에 대해 절차적 하자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도부의 의결 보류 결정은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전 대표 측이 이미 법적 대응과 가처분 신청을 예고한 상황에서 최고위원회가 의결을 강행할 경우,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 지도부의 권위가 실추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한 전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의 탈당 움직임과 집단행동이 가시화되고 있어, 이를 진정시키기 위한 시간 벌기 차원의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반면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한 주류 측은 윤리위의 결정을 존중해 신속히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당원게시판 의혹이 당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 만큼 엄정한 처벌을 통해 사태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 수석최고위원의 이번 발언으로 인해 제명안 처리를 둘러싼 계파 간의 수 싸움은 재심 청구 시한인 향후 열흘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징계 논란을 넘어 여권 내 대권 가도와 당권 향방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전 대표가 재심 과정에서 어떠한 소명 자료를 내놓을지, 그리고 지도부가 최종적으로 어떠한 결단을 내릴지에 따라 국민의힘의 장래 지형도가 크게 뒤바뀔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