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제가 ‘골든(Golden)’이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트로피를 거머쥐며 K팝의 새로운 역사를 기록했다.
‘골든’은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그래미 어워즈 사전 행사(Premiere Ceremony)에서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부문 수상작으로 호명됐다. 시각 매체를 위해 창작된 곡의 송라이터에게 주어지는 이 상은 작품의 예술성과 음악적 성취를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번 수상으로 곡 작업에 참여한 이재(EJAE), 테디(Teddy), 24, 아이디오(이유한·곽중규·남희동) 등 K팝 프로듀서들은 그래미 수상자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그간 한국계 엔지니어가 기술 분야에서 상을 받은 사례는 있었으나, K팝의 본질인 작곡과 프로듀싱 영역에서 한국인 제작자들이 그래미 본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최초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작년 6월 20일 넷플릭스 공개 직후 역대 최다 시청 기록을 경신하며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켰다. 극 중 3인조 걸그룹 ‘헌트릭스’가 부른 ‘골든’은 K팝 장르 곡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핫 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에서 동시에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현지 시상식 무대에 오른 작곡가들은 영어와 한국어로 소감을 전하며 감격을 나눴다. 프로듀서 24는 “이 자리에 함께하지 못한 나의 스승이자 가장 친한 친구인 K팝의 개척자 테디 형에게 이 영광을 바친다”고 밝혔다. 테디는 이번 수상을 통해 K팝 제작 시스템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신들도 이번 수상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과거 그래미에서 냉대받던 K팝이 마침내 장벽을 허물었다”며 “골든은 2025년 가장 강력한 글로벌 문화 콘텐츠였으며, 이번 수상으로 그 영향력을 마침표 찍었다”고 보도했다.
‘골든’은 이번 사전 행사 수상 외에도 메인 시상식의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 등 주요 부문 후보에도 올라 있어 추가 수상 여부에 전 세계 음악 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 곡은 내달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 주제가상 부문에서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며 시상식 시즌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K팝 작곡가들의 이번 수상은 단순한 장르적 성공을 넘어 한국 음악 산업의 창작 역량이 세계 주류 음악계의 가장 높은 곳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