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삼일절 연휴를 맞아 누적 관객 800만 명을 돌파하며 2026년 최고 흥행 기록을 경신했다. 배급사 쇼박스에 따르면 장항준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1일 오전 9시 기준 누적 관객수 8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달 4일 개봉 이후 26일 만에 거둔 성과로, 역대 사극 흥행작들의 기록을 갈아치우는 파죽지세다.
개봉 24일째인 지난 27일 700만 관객을 돌파한 <왕과 사는 남자>는 불과 이틀 만에 100만 명을 추가로 동원하며 흥행 속도를 높였다. 이는 2005년 사극 신드롬을 일으켰던 영화 <왕의 남자>의 700만 돌파 시점(33일)보다 9일이나 앞선 기록이다. 지난해 흥행 1위를 차지했던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2>가 30일 만에 700만 고지에 오른 것과 비교해도 독보적인 흥행 추이다.
영화는 비운의 왕 단종 이홍위(박지훈 분)가 강원도 영월 청령포 유배지에서 보낸 마지막 4개월을 그린다. 권력 투쟁에서 밀려난 어린 왕이 촌장 엄흥도(유해진 분)와 광천골 마을 사람들을 만나며 겪는 인간적인 교감을 담아냈다. 지배층의 암투 대신 민초들의 시선에서 단종의 생애를 재조명했다는 점이 관객들로부터 "새로운 사극의 발견"이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특히 주연 배우들의 열연이 '단종 앓이'를 주도하고 있다. 박지훈은 유약하면서도 내면의 성장을 이루는 단종을 섬세하게 연기했으며, 유해진은 소박하면서도 의로운 백성의 얼굴을 완벽히 소화하며 극의 중심을 잡았다. 극장을 찾은 관객들 사이에서는 "민중의 밥상에서 싹튼 신뢰가 묵직한 울림을 준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N차 관람' 열풍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흥행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삼일절부터 대체휴일인 2일까지 이어지는 사흘간의 황금연휴 동안 가족 단위 관객의 유입이 극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계에서는 현재의 예매율과 좌석 점유율을 고려할 때 이달 내 '천만 영화' 반열에 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장항준 감독은 800만 돌파 소식에 대해 "상상해 본 적 없는 숫자"라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했다. 극장가 불황 속에서도 <왕과 사는 남자>가 보여주는 흥행 질주는 한국 사극 영화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