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군사 작전 ‘장대한 분노(Operation Epic Fury)’가 5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대통령의 전쟁 권한을 제한하려는 미 의회의 시도가 상원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법적 제동 없이 당분간 공습을 지속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미 연방 상원은 현지시간 4일 본회의를 열고 민주당이 주도해 발의한 ‘전쟁 권한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찬성 47표, 반대 53표로 최종 부결시켰다. 이번 결의안은 의회의 명시적 승인 없이는 이란에 대한 추가적인 군사력 사용을 금지하고, 일정 기간 내에 미군을 분쟁 지역에서 철수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었다.
표결 결과는 철저히 당론에 따라 갈렸다.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군사 행동을 ‘전쟁’이 아닌 행정부의 정당한 ‘작전’으로 규정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엄호했다. 공화당 소속 랜드 폴 의원 등이 찬성표를 던지며 이탈했으나, 다수당인 공화당의 반대 벽을 깨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반면 민주당은 “의회 승인 없는 군사 행동이 중동을 전면전의 화마로 몰아넣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의 이번 결정으로 군사적 보폭을 더욱 넓힐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작전이 4~5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보다 더 오래 지속할 능력이 있다”며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현재 미군은 이란의 주요 군사 인프라와 지휘 체계를 무력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포함한 지도부 다수가 제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원에서도 유사한 내용의 결의안이 표결을 앞두고 있지만, 상원에서 이미 부결된 만큼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설령 양원을 모두 통과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Veto)을 행사할 것이 확실시되며, 이를 무력화하기 위한 의회 정족수(3분의 2 이상 찬성) 확보도 현재의 여야 구도상 불가능에 가깝다.
국제 사회와 미 정계 일각에서는 작전이 장기화될 경우 예산 승인과 병력 보급 문제를 둘러싼 의회와 백악관의 갈등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장대한 분노’ 작전이 중동 전역의 물류와 에너지 시장을 마비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의회의 통제를 벗어난 대통령의 무력 행사가 불러올 파급 효과에 대한 우려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번 상원의 결정은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전쟁의 '전권'을 재확인해 준 셈이어서, 향후 며칠 내로 더 강도 높은 ‘큰 파도’ 수준의 공격이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