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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주택 공급 막는 PF·이주비 대출 규제 푼다…공적보증 확대 검토

정한영 기자 | 입력 26-08-09 11:31

금융당국이 주택 공급 사업의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공적보증을 확대하고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축 아파트 입주 과정에서 발생하는 잔금대출을 가계대출 총량관리 대상에서 일부 제외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9일 금융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4일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주요 건설·시행사와 주택 관련 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한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사업장별 자금 조달 문제와 정비사업 대출 규제, 건설임대 지원 방안 등이 논의됐다.

건설업계는 PF 대출을 받을 때 주택도시보증공사와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공공기관의 보증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금융기관이 신규 PF 대출 취급을 꺼리면서 착공과 공사 진행이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당국은 주택 공급을 뒷받침할 수 있는 범위에서 공적보증 확대와 보증료율 인하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운영하는 "건축공사비 플러스 PF 보증"의 공급 한도는 올해 말까지 한시적으로 4조원으로 확대된 상태다. 금융당국은 보증 규모와 운영 기간을 조정할 수 있는지 검토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보증 한도와 적용 대상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원의 이주비 대출 기준도 논의 대상에 올랐다. 현재 이주비 대출 한도는 철거 전 기존 주택의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노후·저층 주택이 밀집한 정비구역은 감정가가 낮아 조합원이 필요한 이주비를 충분히 마련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금융당국은 기존 주택 감정가 대신 정비사업을 마친 뒤 들어설 신축 주택의 가격을 담보가치 산정에 반영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기준이 변경되면 조합원이 받을 수 있는 이주비 대출 한도가 늘어나 정비사업 초기의 자금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아직 지어지지 않은 주택의 예상 가격을 담보로 인정하는 만큼 평가 기준과 금융회사의 위험 부담을 어떻게 설정할지가 쟁점이다.

잔금대출에 대해서는 공급 차질을 막기 위한 예외 조치가 먼저 시작됐다. 금융당국과 5대 은행은 지난달 28일 회의를 열고 경기 수원시 "매교역 팰루시드" 입주 예정자에게 은행별 1000억원씩 모두 5000억원의 잔금대출을 공급하기로 했다.

해당 단지는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줄이면서 입주 예정자들이 잔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금융당국은 규제가 강화되기 전에 분양된 다른 입주 예정 단지에도 잔금대출 총량관리 예외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입주 예정 단지의 집단대출 수요는 중도금대출을 포함해 약 7만가구, 26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사업장별 대출 수요를 미리 파악하고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도록 요청했다. 이주비와 중도금대출까지 총량관리에서 제외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이번 논의는 이재명 대통령이 주택 공급 물량과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라고 주문한 뒤 진행됐다. 토지 확보와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더라도 PF 자금이 막히면 착공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아파트가 완공돼도 잔금대출이 원활하지 않으면 입주와 사업비 회수가 지연될 수 있다.

다만 주택 공급을 위한 대출 예외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와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5%로 설정하고 총량관리를 강화했다. PF 공적보증이 확대되면 사업자의 자금 조달을 돕는 대신 사업 부실에 따른 위험을 공공기관이 더 많이 부담하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PF와 이주비 대출 개선 방안을 관계 부처 및 업계와 논의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급 사업에 필요한 자금과 투기성 대출을 어떤 기준으로 구분할지, 예외 대상과 적용 기간을 어디까지 인정할지가 최종 제도 설계의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정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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