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호 태풍 "돌핀"이 한반도에 상륙하지 않고 중국 쪽으로 이동하지만 주말 동안 제주와 동해안에는 거센 비바람이 이어진다. 40도 안팎까지 치솟았던 폭염은 다소 누그러지지만 강원 영동에는 시간당 최대 50㎜ 이상의 집중호우가 예고됐다.
8일 기상청에 따르면 돌핀은 일본 오키나와 부근을 지나 중국을 향해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태풍 중심이 한반도와 떨어져 있어 우리나라가 직접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은 낮다. 다만 태풍이 북쪽으로 밀어 올린 고온다습한 동풍이 제주와 동해안의 날씨를 크게 흔들고 있다.
수증기를 머금은 동풍은 태백산맥과 부딪히면서 강한 비구름을 만든다. 강원 동해안과 산지를 중심으로 시간당 3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리겠고, 비구름이 집중되는 곳에서는 시간당 50㎜를 넘는 폭우가 쏟아질 수 있다.
강원 영동의 주말 예상 강수량은 30∼80㎜다. 지형적 영향이 더해지는 일부 지역에는 120㎜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 경북 동해안과 북동 산지에도 비가 이어지면서 도로 침수와 하천 범람, 산사태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제주에는 비와 함께 강풍이 몰아친다. 강풍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주말 내내 순간풍속 초속 20m 안팎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됐다. 간판과 야외 시설물, 공사장 가림막 등은 강한 바람에 파손되거나 쓰러질 수 있어 사전 점검이 필요하다.
항공편과 여객선 운항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제주공항 이용객은 출발 전에 항공사 운항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제주도 해상과 남해상에서는 물결이 최대 5m까지 높게 일어 항해하거나 조업하는 선박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지난 며칠 동안 39∼40도에 육박했던 극한 폭염은 주말부터 강도가 다소 낮아진다. 동풍과 비구름이 유입되면서 낮 최고기온의 상한선이 내려가지만 전국 대부분 지역의 무더위가 완전히 끝나는 것은 아니다. 서쪽 내륙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5도 안팎까지 오르고 높은 습도로 체감온도도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서울 명동 거리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손 선풍기와 양산을 들고 이동했다. 한 일본인 관광객은 "일본보다 덥고 햇살이 강해 피부가 아픈 것 같다"고 말했다. 밤에도 기온이 충분히 내려가지 않는 지역에서는 열대야가 계속될 수 있다.
이번 주말 날씨는 지역별 차이가 크다. 서쪽 지역에는 폭염과 열대야가 남아 있는 반면 동해안은 집중호우, 제주에는 강풍과 높은 파도가 겹친다. 태풍이 한반도를 비껴간다는 이유로 대비를 늦출 경우 휴가철 계곡과 해안, 항공·해상 교통에서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 남은 위험 요인이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