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약 14~15년 전 국가대표팀 국제경기를 전후해 외국인 심판과 경기 감독관 등을 대상으로 이른바 ‘성 접대’를 제공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7일 축구계와 복수의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국회 의원실 등을 통해 확인된 자료에는 대한축구협회가 2011~2012년 국제심판과 감독관 등 10여 명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접대를 제공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기간은 2011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로, 국내에서 열린 월드컵·올림픽 예선 3경기와 국가대표 평가전 4경기 등 모두 7경기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논란이 된 경기에는 ▲2011년 9월 오만과의 2012 런던올림픽 예선 ▲2012년 2월 쿠웨이트와의 2014 브라질월드컵 예선 ▲2012년 3월 카타르와의 런던올림픽 예선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도됐다.
당시 협회 측에서 한 차례에 수십만 원에서 일부는 100만 원이 넘는 비용을 결제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7경기 한국 대표팀 ‘5승 2무’
논란이 커지는 이유는 접대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진 심판진이 관여한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이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해당 7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5승 2무로 패배가 없었다.
이 가운데 월드컵·올림픽 예선 3경기에서는 2승 1무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같은 경기 결과만으로 당시 심판 판정이 실제 접대의 영향을 받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경기별 판정과 접대 사이의 직접적인 대가성이 확인됐는지 여부는 별도로 규명돼야 할 사안이다.
과거 문체부 감사 자료에서 확인
이번 사안은 최근 새롭게 발생한 사건이 아니라 과거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축구협회 감사 과정에서 파악됐던 내용이 다시 공개되면서 논란이 확산한 것이다.
대한축구협회는 당시 관련 직원들에 대한 징계가 이뤄졌으며 이후 외국인 심판 관련 관리 시스템을 개선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국제경기의 공정성을 책임지는 심판을 상대로 경기 전후 부적절한 접대가 제공됐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축구의 신뢰와 국제적 이미지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경기 결과 개입 여부’
현재 가장 중요한 쟁점은 당시 접대가 단순한 부적절한 관행에 그쳤는지, 아니면 심판 판정이나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다.
특히 월드컵과 올림픽이라는 국제대회 예선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축구계 안팎에서는 철저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만으로 해당 경기에서 실제 승부조작이나 심판 매수가 있었다고 확인된 것은 아니다.
15년 가까이 지난 사건이지만 국제 스포츠의 핵심 가치인 공정성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대한축구협회가 당시 의사결정 과정과 비용 집행 경위, 관련자 책임 등에 대해 얼마나 투명하게 설명할지가 향후 논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최예원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