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르면 오는 13일 수도권 신규 주택 공급과 실수요자 금융 지원을 묶은 종합 부동산 대책을 발표한다. 서울 도심의 국공유지를 활용해 공급 물량을 확보하고 인허가 절차를 줄여 이재명 대통령 임기 안에 착공할 수 있는 사업을 앞세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발표 시점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에게 최종안을 보고하는 절차가 남아 있어 관계 부처 협의 결과에 따라 일정이 조정될 수 있다. 청와대도 구체적인 공급 규모와 대상 지역을 공식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이 대통령은 남미 순방에서 귀국한 지난 3일 7시간 30분 동안 부동산 정책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나흘 뒤인 7일에도 6시간 동안 후속 회의를 열었다. 두 차례 회의에 투입된 시간만 13시간 30분이다.
회의에서는 신규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는 방안과 함께 토지 확보부터 인허가, 착공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대책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기존에 발표한 공급계획 가운데 실제 사업 진행이 늦어진 물량을 다시 점검하고 행정·금융·재정 지원을 동시에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지난 6일 "대통령이 주택 공급 확대와 속도를 주문한 만큼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계획상 공급 가구 수보다 임기 안에 착공할 수 있는 물량을 따로 추려 대책에 담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수도권 신규 공급 규모로는 5만가구 이상이 언급되고 있다. 서울에서는 용산어린이정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 소유의 여의도 부지 등이 후보지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권 개발제한구역 일부를 해제해 주택 용지로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 선상에 남아 있다.
용산어린이정원은 반환된 용산 미군기지 일부를 2023년부터 임시 개방한 공간이다. 서울 도심에서 한꺼번에 공급할 수 있는 대규모 국유지가 부족한 만큼 정부 안팎에서 활용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해당 부지를 주택 용도로 전환하는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 계획이 구체화하려면 서울시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도시계획 변경과 교통 대책, 기반시설 설치 등 상당수 절차에서 지방자치단체의 협조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용산공원과 그린벨트를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입장 차이는 이미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토론회에서 "용산공원은 일부라도 주택을 공급하는 용도로 쓸 수 없다"며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8일에도 용산공원을 훼손하는 방안에는 동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오 시장은 정부가 도심 국유지와 그린벨트에 의존하기보다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고 민간 임대사업자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공공택지와 국공유지 개발을 공급 대책의 한 축으로 삼은 것과는 차이가 있다.
종합대책에는 청년과 신혼부부,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금융 지원도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전반적인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완화하면 가계대출과 집값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지원 대상과 용도를 제한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신축 아파트 입주자의 잔금대출과 재개발·재건축 조합원의 이주비 대출, 주택사업자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보증을 조정하는 방안도 별도로 검토되고 있다. 공급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열어주면서 일반 주택 매수 대출에 대한 규제는 유지하는 방식이다.
이번 대책의 성패는 발표되는 공급 가구 수보다 착공 시점에 달렸다. 국유지를 후보지로 제시하더라도 도시계획 변경과 주민 의견 수렴, 교통·환경 대책을 거치면 사업이 장기간 지연될 수 있다. 용산어린이정원과 그린벨트 활용을 두고 서울시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공급 물량과 착공 일정을 어느 수준까지 확정해 제시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최예원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