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매출 13조원을 넘기고도 2분기에 8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부과된 6200억원대 과징금이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1조2000억원에 육박했다.
쿠팡의 미국 모회사 쿠팡Inc는 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를 통해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이 5억5600만달러, 약 835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억49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 2억4200만달러를 더한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7억9800만달러, 약 1조1895억원이다. 쿠팡Inc의 반기 영업손실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분기 순손실도 5억7000만달러, 약 856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2분기에는 31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순손실은 8억3600만달러, 약 1조2457억원으로 불어났다. 희석주당순손실은 0.32달러였다.
적자 폭을 키운 직접적인 요인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이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6월 개인정보 유출과 이용자 온라인 활동정보 수집 등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이유로 쿠팡에 62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쿠팡Inc는 이를 2분기 비용에 반영했다.
과징금 약 4억1000만달러를 제외해도 영업손실은 1억4600만달러, 약 2192억원이다. 조정 순손실 역시 1억6000만달러, 약 24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일회성 과징금이 전체 적자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이를 걷어내도 본업과 성장사업에서 손실을 피하지 못한 셈이다.
매출은 증가했다. 2분기 매출은 88억5600만달러, 약 13조30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늘었다. 환율 영향을 제외한 고정환율 기준 증가율은 10%였다. 매출총이익은 24억9400만달러로 3% 감소했고, 매출총이익률도 28.2%로 1년 전보다 1.88%포인트 떨어졌다.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 등 핵심 사업이 포함된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 매출은 74억25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 증가했다. 고정환율 기준으로는 8% 늘었다. 활성 고객은 2470만명으로 1년 전보다 3% 증가했지만 고객 1인당 매출은 301달러로 2% 줄었다.
프로덕트 커머스 부문의 조정 상각 전 영업이익은 3억82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감소했다. 이익률도 9.0%에서 5.1%로 3.9%포인트 낮아졌다. 고객 수는 늘었지만 매출총이익 감소와 물류·기술·마케팅 비용 부담이 수익성을 끌어내렸다.
대만과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파페치 등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14억3100만달러로 20% 증가했다. 고정환율 기준 증가율은 24%였다. 이 부문의 조정 상각 전 영업손실은 2억19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1600만달러 줄었으나 적자 구조는 이어졌다.
현금 창출력도 약해졌다. 2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3억67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3% 감소했고, 잉여현금흐름은 5100만달러로 79% 줄었다. 최근 12개월 기준 잉여현금흐름도 1억5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87% 감소했다.
쿠팡Inc는 2분기에 4억5900만달러를 투입해 자사주 2320만주를 매입했다. 대규모 손실과 현금흐름 둔화가 동시에 나타난 가운데 개인정보 유출 이후 약화된 핵심 사업의 수익성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할지가 하반기 실적의 쟁점으로 남았다.
정한영 기자